성공적 경영혁신을 위한 전제 조건: IT-Dumb Leader에서 IT-Smart Leader 로

성공적 경영혁신을 위한 전제 조건: IT-Dumb Leader에서 IT-Smart Leader 로

최근 빅데이터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매우 높다. 정부, 솔루션 벤더, 학회, 대학, 기업, 언론에 이르기까지 관련 조직이 만들어지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빅데이터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접근하는 기업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빅데이터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실망도 크고 결국은 다른 IT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한때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여러분들 중에도 많은 분들이 기업의 IT 프로젝트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경험은 당황, 황당, 실망, 경악 등으로 묘사되지 않을까 싶다. 기업의 많은 IT 프로젝트들이 예산은 초과되고, 목표기한은 훌쩍 넘기고,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일부 조사에 의하면 IT 프로젝트의 30% 정도만이 성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Standish Group, Chaos Summary, 2010]. 특히 IT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다양한 도구과 방법론이 쏟아져 나옴에도 불구하고 성공비율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더욱 의아하게 만든다.

2000년에서 2008년까지 IT프로젝트의 성공률은 30% 정도에 불과하다 (출처:  http://standishgroup.com)

2000년에서 2008년까지 IT 프로젝트의 성공률은 30% 정도에 불과하다 (출처: http://standishgroup.com)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일부에서는 IT 부서의 무능을 탓하기도 한다. CIO출신 경영컨설턴트인 Susan Cramm은 비즈니스 리더들이 IT 부서를 미워하는 이유 8가지를 정리한 블로그 포스트를 써서 비즈니스 리더로 부터는 큰 호응을 얻기도 하였다(물론 IT 리더로 부터는 호된 비판을 받았다).  최근에는 이를 기반으로 책[Susan Cramm, 8 Things We hate about IT, HBS Press, 2010]을 쓰기도 하였다. 이 중 몇가지 이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IT 부서때문에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 IT 부서에는 말이 안통하는 컴퓨터광으로 가득차 있다.
  • IT 부서는 돈 먹는 하마이다.
  • IT 부서는 알아서 하지 않고 시켜야 한다.
  • IT 프로젝트는 도대체 끝나지가 않는다.
  • IT 부서는 도대체 비즈니스가 뭘 원하는지 모른다.
  • IT 부서는 혁신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방해한다.
  • IT 부서는 좋은 소식을 전하는 적이 없다.

이런 목록을 보면 비즈니스 부서의 IT 부서에 대한 불신이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런 불신은 대부분 IT 부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출발한다. 물론 IT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이유가 IT 부서에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CEO 또는 비즈니스 리더/담당자들이 IT 프로젝트의 본질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IT-dumb)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 부서에서 IT 프로젝트에 대해 가지는 가장 큰 오해 4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정보시스템 구축은 IT 부서의 일이다.
  2. 우리 회사에 가장 적합한 IT 솔루션을 선택하면 쉽게 정보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3. IT 부서는 비즈니스를 잘 이해 못하면서 자신들 마음대로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준다.
  4. IT 부서는 매사에 부정적이고 항상 바빠서 비즈니스 혁신에 장애가 된다.

첫번째 오해: 정보시스템 구축은 IT 부서의 일이다.

IT 투자가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의 IT 프로젝트가 IT 부서의 일이고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데 있다. 실질적으로도 기업의 5~10% 정도만이 IT 프로젝트 성패의 책임을 비즈니스 리더가 진다고 한다. 이는 IT 프로젝트의 본질에 대한 오해에서 출발한다.

IT 프로젝트는 이름과는 달리 IT를 기반으로 기업의 제품/서비스, 프로세스, 시장을 변화시키는 프로젝트이다. 즉 IT를 기반으로 하는 경영혁신이다. IT 부서가 경영혁신을 잘 이끌 것이라 생각하고 책임을 지우는 것은 경영자의 책임회피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에 유행하는 빅데이터 분석의 경우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좁게는 경영의사결정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이고 넓게는 비즈니스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어떤 것이 중요한 의사결정인지, 어떻게 비즈니스 방식을 바꿀 것인지를 IT 부서나 컨설턴트에게만 맡겨 놓는다는 것은 직무유기나 다름 없다.

결론적으로 IT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한 첫 번째 필요조건은 경영자, 비즈니스 리더, 업무 담당자들이 “IT 프로젝트가 내 일이자 내 책임이다”라고 인정하는 것이다.

두번째 오해: 우리 회사에 가장 적합한 IT 솔루션을 선택하면 쉽게 정보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많은 경영자들이 ERP, CRM, SCM등의 IT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제대로 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구입하면 비즈니스 문제가 해결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IT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변화의 범위 및 규모를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개인이 스마트폰을 구매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생활이 저절로 스마트해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개인이 제대로 스마트해지기 위해서는 사고방식, 생활양식, 정보관리방식 등이 변해야 하는 것이다. 성공적인 IT 프로젝트는 조직내외로 기술의 변화 뿐 아니라 프로세스, 데이터, 사람, 가치, 문화, 등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정보시스템의 구성요소: 정보시스템구축은 정보기술을 이용하여 기업의 데이터, 프로세스, 사람 등 조직 전반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정보시스템의 구성요소: 정보시스템구축은 정보기술을 이용하여 기업의 데이터, 프로세스, 사람 등 조직 전반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도입하는 기술에 대한 제대로된 이해없이, 특히 기업의 프로세스, 데이터, 사람, 문화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충분한 고려없이 시작된 IT 프로젝트는 실패할 운명을 띠고 태어났다 할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런 범위와 규모의 변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많은 관심, 노력 및 투자가 필요할 뿐 아니라 비즈니스 부서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및 변화의지가 필수적이다.

세번째 오해: IT 부서는 비즈니스를 잘 이해 못하면서 자신들 마음대로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준다.

IT 프로젝트에서 비즈니스 리더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가 IT 부서는 비즈니스를 제대로 이해 못해서 비즈니스에서 원하는 대로가 아니고 IT 부서에서 원하는 대로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IT 부서의 가장 큰 불만은 “비즈니스부서에서 제대로 된 요구사항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요구사항이 있다 하더라도 시시각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 까?

근본적으로는 비즈니스 부서와 IT 부서의 지식, 문화, 업무의 갭에서 오는 것이지만 단순화시키자면 비즈니스 리더들이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요구사항을 정의하는 것이 많은 시간과 노력, 상세함(Detail)이 필요한 작업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에 있다. 예를 들어, 부하직원에게 사장님의 결재를 받아오도록 하는 프로세스를 생각해 보자(물론 요즘에는 대부분 전자결재를 하기때문에 직접 결재를 받는 경우는 많지 않겠지만 설명의 편의상 선택했다). 비즈니스 부서의 입장에서는 아주 단순한 프로세스이다. 부하직원에게 ‘사장님께 결재 받아와’하는 것으로 끝난다.

하지만 IT 부서 입장에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만약에 사장님이 회의 중이면? 그냥 돌아올 것인지 아니면 회의가 끝날때 까지 기다릴 것인지? 회의가 금방 끝나지 않고 길어진다면? 회의가 끝나자 마자 외출한다면? 똑똑한 부하라면 회의가 길어질 것 같으면 바로 돌아와 나중에 결재를 받으러 갈 것이다. 하지만 회의가 길어진다는 것은 5분이 넘는 것인가, 아니면 30분이 넘는 것인가? 이와 같이 IT 부서의 입장에서 보면 수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이를 적절하게 시스템에 반영하려면 비즈니스 부서의 많은 참여가 있어야 한다.

물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업무프로세스를 어떻게 개념화 할 것인가이다. 예를 들어 전자결재를 기존 종이문서에 기반한 결재로 개념화할 것인지(학교의 전자결재 시스템은 이렇게 되어 있어 불편하기 짝이 없다), 그룹 의사결정으로 개념화 할 것인지는 정보시스템의 구축과정이나 효과 측면에서 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부분은 IT 부서나 컨설턴트들이 힌트는 줄 수 있을지언정 이를 완성하는 것은 비즈니스 부서의 몫이고 이러한 개념화의 완성이 한 번만에 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IT 부서에서 요구사항을 정의하기 위해 회의를 요청하면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된 요구사항을 전달하지 못하거나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사원을 보내 놓고, 구축이 완료된 후에 원하는 대로 시스템 구축이 되지 않았다고 불평을 늘어 놓아서는 안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성공적인 IT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비즈니스 부서에서 가장 유능한 인재를 투입하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인센티브 등)을 제공하여야 한다.

네번째 오해: IT 부서는 매사에 부정적이고 항상 바빠서 비즈니스 혁신에 장애가 된다.

비즈니스 리더들이 IT 부서에 가지는 또 하나의 불만은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고 하면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어렵다는 대답이 돌아오고 설사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로 해도 이런 이유 저런 이유로 자꾸 프로젝트의 시작이 늦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일부 일리가 있는 불만이다. 하지만 IT 부서에서는 “비즈니스부서에서는 전체 시스템에 대한 고려도 없이 자기 입장만 내세우고 우리는 밤새워가며 일하고 욕만 먹는다”는 불만을 털어 놓는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대부분의 비즈니스 부서에서는 IT 부서에서 정확하게 어떤 일을 하는 지 모른다. IT 부서에서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 뿐 아니라 기존의 시스템 운영 그리고 정보시스템 아키텍처, 인프라 및 표준 구축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IT예산의 70%가 기존 시스템 운영, 아키텍처/인프라 구축 등 에 투입된다고 한다[Weill and Ross, IT Savvy, HBS Press, 2009]. 따라서 IT 부서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하려면 보안문제, 데이터 정합성(data integrity) 문제, 프로세스 표준화 문제, 기존 시스템 및 인프라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비즈니스 리더들은 더 이상 IT 부서를 하청업체로 취급해서는 안된다. 요즘에 유행하는 말로 상생의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우선  IT 부서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시작하여야 한다. 결론적으로, IT 부서를 비즈니스 혁신의 파트너로 만들어야 한다. IT 부서가 처한 입장을 이해하고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할 최적의 솔루션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다.

물론 IT 부서 또는 SI업체 인력의 능력과 비즈니스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도 IT 프로젝트의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CEO, 비즈니스 리더, 업무 담당자 등 비즈니스 부서 구성원의 IT 프로젝트 본질에 대한 이해, (새로운) 정보기술과 이들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부단한 배움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포함한 IT 프로젝트들의 예산은 초과되고, 목표기한은 훌쩍 넘기고, 기대효과에는 전혀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얻을 것이다.

IT의 발전으로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리더들이 더 이상 IT-dumb 리더가 아니라 IT-smart 리더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하루 아침에 IT-smart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체계적인 교육과 Business-smart한 IT 리더들과의 소통을 통해 조금씩 똑똑해지는 수 밖에 없다.

이 포스트를 시작으로 여러분들이 IT-smart해지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기 바란다.

<추천 포스트>

(이 포스트는 매경에 실린 기사를 위해 작성한 글을 기반으로 수정/보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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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kyu Rho, PhD
Professor of Information Systems
SNU  Business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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