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을 만드는 콘텐츠의 본질, 그리고 4가지 유형 (4 Types of Contents)

연결을 만드는 콘텐츠의 본질, 그리고 4가지 유형 (4 Types of Contents)

매일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찍으며 매 찰나 콘텐츠를 생산하는 우리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전문가이고 아마추어인지, 미디어이고 아닌지, 콘텐츠이고 아닌지를 구분하기는 어려워졌다. 의미도 없어졌다. 모두가 생산하고 서로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관계다. 매일 만나는 친구들이든 그보다 많은 규모의 사람들이든, 팬이든, 청중이든 간에 소통할 소재가 있다면 도구는 널려있다. 콘텐츠는 쏟아진다.

굳이 방송국 스튜디오로 가지 않아도 우리는 모두 지속적인 ‘온 에어(On air)’ 상태를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아예 ‘라이브’ 방송도 쉽게, 편집도 쉽게 할 수 있는 도구들이 지천에 널렸으니 상황은 더욱 보편화될 것이다. 이 중에서 점착(sticky)될만한 콘텐츠를 일관되고 집요하게 생산하고 소통하면 미디어로서의 브랜드를 갖게 되기도 한다. 브랜드란 결국 연결의 결과로 나타나는 네트워크가 아니던가. ‘대도서관’, ‘춤추는곰돌‘, ‘도티‘ 등과 같은 1인 미디어, 개인 방송 채널이 대표적이다. 개인이 방송국이고 콘텐츠고 브랜드이며 그냥 시청자가 아닌 적극적 참여자와 함께 만드는 콘텐츠의 춘추전국시대다.

보는 콘텐츠에서 만드는 콘텐츠, 보는 시청자에서 출연하는 시청자, 관람하는 경기가 아니라 참여하는 경기(게임 플레이)까지, 콘텐츠의 지형도는 바뀌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며 콘텐츠의 진화를 어떤 관점에서 이해해야 할까? 콘텐츠의 변하지 않는 본질과 진화의 프레임은 무엇인가? 이 글에서는 연결을 만드는 매개체로서 콘텐츠를 3단계로 나누어 살펴본 뒤, 그 유형을 4가지로 정리할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콘텐츠의 완전한 해체가 만드는 재구성의 기회, 즉  ‘시공간에 담기는’ 콘텐츠가 완전히 해체되고 네트워크 자체로 진화하는 과정을 함께 논의하고자 한다.

1. 출발점: 콘텐츠, 컨테이너, 컨텍스트(3C)

콘텐츠는 미디어를 구성하는 세가지 요소 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콘텐츠를 담는 그릇인 컨테이너, 또 하나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환경 즉 커뮤니케이션을 둘러싼 모든 환경인 컨텍스트다. 콘텐츠의 진화는 먼저 이 두 요소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미디어의 3요소는 미디어의 진화를 해부해서 볼 수 있는 틀걸이다.

미디어의 3요소는 미디어의 진화를 해부해서 볼 수 있는 틀걸이다. 출처: 오가닉 미디어

물리적인 시공간에 갇혀있던 컨테이너의 개념은 이제 해체되었다. 선형적 매스미디어의 종말이다. 콘텐츠를 미디어에 실어서 사용자에게 정해진 시간에, 편성표에 따라 전달하는 관점 말이다. 태양의 후예,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한들 ‘무슨 요일, 몇시에 어디서’ 보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드라마를 몰아 보며 ‘정주행’을 하든, 모바일로 보든, 혼자 보든 같이 보든, 원하는 환경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미디어의 역할이 되었다.

물리적 틀거리가 해체되자 남은 것은 ‘연결을 만드는 구조’ 뿐이다. 물리적 시공간에 갇혀있을 때는, 그래서 우리의 사고마저 그 안에 갇혀 있을 때는 컨테이너 외부와의 연결이 중요하지 않았다. 예컨대 웹콘텐츠는 지상파에 범접할 수 없었다. 지상파 방송은 존귀했고 정해진 시간에 몇 명이 봤는지가 중요했다. 그러나 페이스북, 카카오톡, 유튜브, 바인, 마리텔, 심지어 우버, 에어비앤비, 아마존 엑스레이(X-Ray) 등에서는 주어진 콘텐츠 자체보다 무엇이, 누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연결될 것인가가 가치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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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라는 물리적 컨테이너를 해체하면 연결의 컨텍스트가 보인다.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컨텍스트는 콘텐츠의 생사를 결정한다. 책이라는 컨테이너를 그릇(용기)으로만 보면 컨텍스트는 별로 할 일이 없다. 페이지가 잘 넘어가고 가볍고 손에 잘 쥐어지며 글씨도 적당하면 된다. 그런데 연결을 만드는 구조(structural container) 관점에서 보면 모든 실질적 연결을 컨텍스트가 만든다. 책의 저자, 같은 책을 읽는 독자, 그 독자의 밑줄, 단어에 연결된 사전, 이 책으로 만든 영화, 그 예고편 등 컨텍스트가 허락한다면 모든 콘텐츠는 무한히 연결될 수 있다.

2. 콘텐츠 정의의 3단계: 노드, 링크, 네트워크

연결에 끊김이 없을 때 콘텐츠는 계속 살아서 진화하고 연결이 끊긴 콘텐츠는 도태되고 사라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연결을 만드는 주체가 시청자, 관객, 사용자이다 보니 기능만 만들어 놓고 연결을 기다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시청자, 관객이 어떻게 콘텐츠의 연결을 만들고 진화의 주체가 되고 있는지 알아보면서 이를 통해 콘텐츠를 단계별로 정의해 보자.

1) 콘텐츠는 노드다

첫째, 사용자가 공감하고 공유하고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모든 ‘거리(매개체)’가 콘텐츠다. 다른 말로 하면 미디어 즉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노드 하나하나가 콘텐츠인 것이다. 아프리카 TV(1*)의 BJ ‘춤추는곰돌(2*)’은 콘텐츠가 전달할 내용물에서 연결을 만드는 노드로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는 매주 토요일 홍대에서 댄스 공연을 연다. 본인이 팀과 함께 춤을 추기도 하지만 팬들이, 관객들이 함께 공연을 만들어가고 아프리카TV를 통해 생방송된다. 벌써 5년째다. 춤을 정식으로 배워본 적도 없다는 그가, 섹시한 걸그룹과는 거리가 먼 그가 어떻게 지금의 인기를 누리게 되었을까? 전통적인 공연 콘텐츠와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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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가 공감하고 공유하고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모든 ‘거리(things)’가 콘텐츠다. 즉 연결의 대상이자 연결을 만드는 노드가 콘텐츠다.

여기서는 팬이, 관객이 주인공이다. 나와 다른 외계인(연예인)의 공연을 수용하는 관객이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춤추고 참여하고 즐긴다. 관객과 주인공 사이에 그어져 있던 금이 없어졌다. 이 광경 그대로가 콘텐츠다. 곰돌을 매개로 연결된 느슨한 커뮤니티는 스스로 주인공이자 매개자, 서로를 연결하는 노드로 작용한다. 방안에서도 그렇다. 실시간으로 화면 너머의 아이들과 빛의 속도로 자판을 두드린다. 채팅 역시 매개를 만드는 중요한 노드다. 곰돌은 공연과 참가자들을 리드하는 또 다른 매개자일 뿐이다.

방송은 무대 밖에서도 계속된다. 잉여롭게 집에서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다가 실시간으로 고발하기도 한다. 성추행범을 쫓는 무한도전(?)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돌발 상황이다. 고등학교 여학생 팬에게 버거킹 햄버거를 직접 배달해주는 미션도 수행한다. 학교에 등장하자 ‘와! 곰돌님이다’ 라고 외치며 학생들이 쫓아 오지만 사실 주인공은 학생들 자신이다. 그들의 반응이 진짜 스토리다. 햄버거 미션의 주인공도 그렇다. 실제 영상을 이끌어가는 것은 주인공의 친구들이다. 교실에서 ‘맛있겠다’ 유쾌하게 소리치고 둘러싸고 대신 흥분(?)해주는 친구들이 사실은 콘텐츠다. 일방향 콘텐츠가 아닌, 어떻게 관객 스스로가 미디어 즉 콘텐츠의 주체로 진화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시청은 소비가 아니라 능동적인 놀이가 된다.

2) 콘텐츠는 링크다

이렇게 다양한 노드가 연결되는 과정을 스키마로 그려보았다. 이들의 참여가, 출연이, 목소리가, 달리기가 특별한 이유는 친구들이, 친구의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무대에 등장한 곰돌(A)은 혼자가 아니다. 팬들, 관객들(B)과 함께 출연한다. 둘러서서 구경만 하는 사람(C)도 공연을 만들고 있고 이 광경을 스마트폰으로 구경(D)하는 사람들도 역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영역을 확대해서 보면 친구(B)가 춤추는 것을 구경하는 다른 친구(E), 이런 영상을 유튜브에서 좋아하고 링크를 다시 친구들에게 공유하는 사람들(F)이 끝도 없다.

스키마에 등장하는 모든 노드들(매개자들)의 연결 행위는 그 자체로 콘텐츠가 된다. 춤을 추고, 구경하고, 채팅을 하고, 좋아하고 공유하는 행위는 모두 연결 관계를 포함한다. 내 친구가 연결해준 링크와 공연물 자체는 분리가 되지 않는다. 내 친구가 등장한, 친구가 먼저 본, 친구와 공감을 나누는 사실은 영상과 분리되기 어렵다. 이 연결 관계가 콘텐츠에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링크가 곧 콘텐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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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하고, 구경하고, 공유하는 등 모든 연결 행위(의 결과)도 콘텐츠다. 즉 노드와 노드를 연결하는 링크도 콘텐츠다.

각각의 (노드로서의) 콘텐츠는 ‘연결된 관계’가 없으면 가치는 없다. 페이스북에서 본 친구의 점심 식사가 특별한 이유는 ‘나의 친구’의 일상이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이 백날 맛집 사진을 올린들 내게 무슨 감흥이 있겠는가. 언론사 어플이 내게 푸쉬해주는 기사가 아니라 친구가 링크해준, 즉 ‘친구와 연결된’ 기사가 우리에겐 더 가치 있다.

물론 이 링크가 반드시 친구관계와 같은 강한 연결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게이머들을 위한 라이브 플랫폼 ‘빔인터렉티브(Beam Interactive)’는 왜 링크 자체가 콘텐츠인지 또 다른 각도에서 보여준다. 프로게이머들의 게임 화면은 가장 핫한 콘텐츠 중 하나다. 그러나 내가 팔로우하는 게이머의 게임을 관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할 수 있다면 어떨까? 혼자서 게임을 하거나 여럿이 파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든 관객이 함께 하나의 플레이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CEO의 설명은 여기(유튜브 동영상)를 참고)

Beam Interactive에서 중계하는 라이브 방송에서 캡처.

Beam Interactive에서 중계하는 라이브 방송에서 캡처.

플레이 중에 수많은 사람들의 행위(의사결정)가 동시에 일어나면 가장 많은 사람들이 결정한 행위가 실제 플레이에 반영된다. 커뮤니티가 만들어가는 플레이다. 여기서 콘텐츠는 무엇인가?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만, 프로게이머의 플레이만 콘텐츠라고 할 수 있을까?

아래 도식에서 보면 내가 팔로우하는 게이머 A는 영상에 등장하지만 나(B)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팔로우한다는 사실 자체, 내가 지금 플레이를 보고 있다는 자체도 플레이 영상을 더욱 긴박하고 생동감 있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나와 같은 관객인 C와 D도 플레이 영상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플레이에 참여함으로써 경기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물론 게임에 플레이어로 직접 참여를 하든 안 하든 대화는 끝없이 계속된다.

여기서 ‘팔로우하다’, ‘플레이하다’, ‘채팅하다’라는 링크는 모두 중요한 콘텐츠로 작용한다. 이 라이브 방송 플랫폼이 특별한 이유는 이들의 참여가 있기 때문이며, 여기서 참여란 플레이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말한다. 관객들이 각자의 방에서, 지하철에서, 그러나 하나의 플레이로 연결되어 콘텐츠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자체, 즉 연결(된 상태) 자체가 콘텐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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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콘텐츠는 네트워크다

결국 게임 영상, 공연 영상, 돌발 무한도전(?) 등과 같은 노드는 개인들의 참여를 통해 생성되는 링크와 분리될 수 없다. 이 링크 없이는 노드도 의미가 없는 것이다. 살아도 산 것이 아니고 수명도 일회적이고 짧을 것이다. 태양의 후예, 하우스 오브 카드 등과 같은 전통적 포맷의 콘텐츠와 달리 이들은 연결된 관계를 통해 다른 가치를 생산한다. 그 결과는 네트워크로 나타난다. 콘텐츠란 이 네트워크와 분리되지 않는, 네트워크의 일부 즉 네트워크 자체가 된다. 중요한 것은 이 네트워크가 반드시 직접 연결만을 포함할 필요가 없고 무한히 연결되고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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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드도 콘텐츠이고 링크도 콘텐츠라면 콘텐츠는 네트워크 자체다.

네트워크로 확장해서 보면 춤추는곰돌의 공연에는 직접 노드와 링크만 포함되어 있지 않다. 연결된 음악, 그 음악을 만든 사람, 부른 가수, 그 음악이 수록된 앨범, 누군가의 플레이 리스트 등 끝이 없을 것이다. 춤추는곰돌이 미션을 수행하러 간 고등학교의 학생들, 그들이 즐겨 보는 영상, 듣는 음악, 이벤트 등 마찬가지다. 잠재적 링크는 참여자들의 행위를 통해 언제든지 발현될 수 있다.

이러한 관계를 실제로 지도처럼 도식화해서 정보로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드라마나 영화 같은 전통적 콘텐츠에도 적용가능하다. 예를 들어 아마존의’엑스레이(X-Ray)’가 그렇다. 동영상을 시청하는 중에 해당 화면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음악, 줄거리 등과 관련된 정보를 세컨드 스크린에서 또는 해당 화면의 하단에서 볼 수 있다. 영상의 일종의 투시도다. 단순히 영상과 관련된 정보를 사전처럼 입력해놓은 것이 아니라 모든 유형의 정보 즉 콘텐츠는 또 모든 정보 즉 콘텐츠와 연결되어 있다. 지금 영화에서 울려 퍼지는 OST를 바로 주문할 수도 있다. 커머스와의 연결이다.

Amazon Announces X-Ray For Movies On Kindle Fire.

아마존 비디오는 동영상, 음악, 장면, 배우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네트워크다. X-ray를 이용하여 여행할 수 있다.

홈쇼핑 채널에서 매일 하는 일이 실시간으로 제품 사는 일이고 T-커머스가 어제오늘 일이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판매를 목적으로 하느냐, 연결을 목적으로 하느냐는 완전히 다른 비즈니스다. 고객에게 다른 가치를 연결하고 다른 결과를 낳는다. 판매가 목적이라면 판매가 종착점이다. 오늘 얼마나 많이 팔았는지가 결과로 남는다. 엑스레이의 경우는 연결이 목적이다. 사용자의 컨텍스트를 끊지 않으면서 사용자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순간순간 변덕스럽게 바뀌는 사용자의 욕구에 소구한다. 정보를 보다가 구매까지 하고 싶다면 PC를 켜거나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을 켜는 대신 구매도 바로 할 수 있도록 연결 해주는 것이다. 여기서 노드 역할을 하는 모든 정보, (시청자의 구매, 시청, 검색 행위를 포함한) 모든 연결 관계가 상부상조하며 서로의 가치를 증폭시킨다.

3. 연결 관점에서 본 콘텐츠의 4가지 유형

여기까지 콘텐츠의 본질을 정리했다면, 이제는 컨테이너, 컨텍스트와 다시 합체하여 유형을 정리해보자. 콘텐츠의 유형을 구분하는 기준은 매우 다양하겠지만 이 글에서는 첫째 어떤 컨테이너에 기반을 두고 있는가, 둘째 어떤 컨텍스트를 만드는 가로 구분해보았다. 우선 Y 축은 물리적 컨테이너에 기반을 두고 있는가, 구조적 컨테이너(콘텐츠의 연결 구조, 연결 방식이 컨테이너를 규정)에 기반을 두고 있는가로 나누었다. 물리적 기준은 디지털도 포함할 수 있다. TV의 콘텐츠를 그대로 디지털로 옮겨왔다면, 하이퍼링크 하나 없이 종이책을 그대로 전자책으로 옮겨오는 발상이라면 물리적 컨테이너의 범주 안에 있다.

X 축은 컨텍스트다. 네트워크 관점에서 보자면 주어진 콘텐츠의 컨텍스트가 콘텐츠 소비를 위한 것인가, 연결을 만들기 위한 것인가로 나눌 수 있다. 콘텐츠는 컨텍스트를 통해 생성, 연결, 소멸의 과정을 겪게 된다. 연결을 만드는 컨텍스트가 제대로 발현된다면 사용자, 시청자, 관객은 ‘끊김이 없는 사용자 경험(Seamless UX)’를 경험할 것이다.

컨테이너(물리적-구조적 컨테이너)의 축과 컨텍스트(소비-연결의 컨텍스트)의 축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컨테이너(물리적-구조적 컨테이너)의 축과 컨텍스트(소비-연결의 컨텍스트)의 축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1) 물리적 컨테이너와 소비의 컨텍스트

3사분면에는 가장 전통적인 방송 매체, 언론 매체, 종이책, 게임 등이 속할 것이다. 예를 들어 HBO는 나와 같은 마니아를 확보하고 있는 대표적인 콘텐츠 회사다. 그러나 HBO는 물리적 컨테이너와 소비 중심에 머물러 있다. HBO의 드라마를 보는 것은 선형적인 소비의 과정이다. 다음에 무엇을봐야 할지 알려주기는커녕 나처럼 줄거리를 잘 이해하지 못해 앞 장면으로 자주 돌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리모컨을 자주 던지게 될지도 모른다. 여기서 콘텐츠는 완전히 단절된 컨테이너에 존재한다. 그 안에서 줄거리를 잘 풀고 잘 찍어서 멋지고 팬심 가득한 작품을 잘 만들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장인정신을 이어가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 콘텐츠와 연결된 컨텍스트의 확장을 기대할 수 없다면 HBO의 비즈니스는 3사분면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2) 물리적 컨테이너와 연결의 컨텍스트

같은 사이즈, 같은 포맷의 드라마를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넷플릭스는 완전히 다른 DNA의 회사다. 4사분면의 넷플릭스는 연결을 만드는 컨텍스트에 비즈니스의 기반이 있다. HBO의 콘텐츠와 1:1 비교는 말이 안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다음에 뭐 보지?’ 고민하는 시간은 훨씬 적다. 사용자 행위를 기반으로 하여 연결된 콘텐츠를 추천하고 사용자의 컨텍스트가 끊기지 않도록 하는 방안에 주력한다. 한편으로는 이 작은 연결고리들을 작품 자체와 비교하면 사소하고 보잘것 없지만 궁극에 이 사소한 연결이 모이면 비즈니스의 사이즈는 3사분면을 훨씬 넘어설 수 있다.

3) 구조적 컨테이너와 소비의 컨텍스트

이에 반해 위에서 언급한 노드, 링크로서의 콘텐츠는 2사분면에 위치한다. 물리적 컨테이너의 제약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연결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들이다. 웹과 TV 등 이종의 컨테이너를 연결시키는가 하면, 시청자의 참여가 아예 콘텐츠 전체를 이끌고 가기도 하고, 이를 통해 기존과 완전히 다른 가치를 생산한다. 마리텔, 각종 MCN 유형(3*), 참여형 라이브 게임 중계, 72초, 심지어 우리 모두가 생산하는, 일상의 라이브 방송이 모두 2사분면에 속할 것이다.

4) 구조적 컨테이너와 연결의 컨텍스트

1사분면은 콘텐츠의 단위가 더 잘개 쪼개지고 컨테이너도 더 유연하게 연결되는 유형을 말한다. 2사분면에서 살펴본 콘텐츠들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앞으로 콘텐츠가 귀속된 컨테이너 자체는 더 가볍게 쪼개지고 얼마든지 서로 연결되며 유기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연결을 만든다면 심지어 영화 제목 하나도, 한 줄의 줄거리도 컨테이너다. 이를 위해서는 물리적 틀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뿐만 아니라 콘텐츠의 완전한 해체와 재구성의 유연함이 필요할 것이다.

방송 영역에 국한시켜 보면 아직까지 1사분면에 대표적인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다. 페이스북 라이브가 개인, 전통 언론, 3rd party,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실험을 꾸준히 확장한다면 사례가 될 수도 있겠다. 지금으로서는 아마존을 위치시켰다. 방송 영역에 확대 적용이 가능한 사례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전자상거래, 엑스레이, 킨들 등의 서비스, 디바이스 등은 콘텐츠가 완전히 해체되고 사용자(의 행동)를 통해 유기적으로 재구성되는 비즈니스의 전형이다(기승전 아마존이냐는 비난의 소리가 들리는 듯..).

OrganicContent-Fragmentation-Reconfiguration-2016

음악시장은 동영상시장과 사용자 경험은 다르지만 콘텐츠의 진화를 입증했다. 외롭게 존재했던 앨범은 해체되어 플레이리스트로 무한히 연결되고 있다.

사용자 경험은 다르지만 음악시장은 이와 같은 콘텐츠의 진화를 이미 입증했다. 14곡을 수록한 앨범(컨테이너)은 낱개로 해체되었고 아이튠즈는 곡을 하나씩 구매할 수 있게 했고 저작자(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했다. 사용자는 여러 가수의 음악을 장바구니에 담고 월정액으로 원하는 음악을 듣고 플레이리스트를 만든다. 구조적인 컨테이너를 스스로 만드는 과정이다. 이렇게 연결된 곡과 사용자 자신도 하나의 번들이다. 스포티파이는 이렇게 연결된 관계를 사용자가 콘텐츠로 구독하고 그 구독이 다시 콘텐츠가 되는 선순환이 되도록 하고 있다.

4. 벤치마킹이냐, 체득이냐

지금까지 콘텐츠의 진화를 노드, 링크, 네트워크의 관점에서 정의보고 4가지 유형을 정리했다. 콘텐츠의 진화는 연결을 만드는 컨테이너의 진화, 끊김 없는 사용자 경험(UX)를 만드는 컨텍스트의 진화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연결은, 콘텐츠가 유기체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이종의 콘텐츠와 정보, 데이터가 해체되고 연결된다는 것은 그 비즈니스의 규모 또한 무한대로 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네트워크란 개방되어 있고, 연결을 지향하며, 사회적이고, 그러므로 유기적으로 진화하는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네트워크의 4가지 속성).

‘연결·매개’ 자체가 콘텐츠 비즈니스의 목적이 되는 세상이 왔다. 미디어의 본질, 콘텐츠의 본질로 사실상 돌아온 것이다. 영화 한편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콘텐츠를 매개로 어떤 네트워크를 만들 것인지에 승패가 갈린다. ‘페이스북 라이브’의 본격화와 이제 함께 개인 방송 콘텐츠는 셀 수도 없이 다양한 영역, 형식, 문법, 주체로 확대될 것이다. 그러나 네트워크로서의 콘텐츠의 본질은 어디나 같다.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은 제작팀뿐만 아니라 편성, 편집, 마케팅 등 모두의 미션이기도 하다. 어느 방송사의 편성팀장은 앞으로 인공지능이 본인의 일을 대신하게 되는 것은 아니냐며 걱정을 하기도 했다. 시공간을 엑셀에 담은 편성표가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편성표는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연결이 네트워크를 만드는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축적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콘텐츠에 대한 정의만 바뀌어서는 안된다.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도, 그러므로 조직 안에서 협업을 하는 과정도, 비즈니스 모델도 모두 변화할 수밖에 없다. 이제 남은 문제는 하나다. 벤치마킹하는 조직이 될 것인가, 체득하는 조직이 될 것인가.

<추천 글>

* 글을 인용, 참고하실 때에는 반드시 (링크를 포함하여) 출처를 밝혀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1*] 이 글은 아프리카TV의 사례연구를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 네트워크 관점에서 콘텐츠를 설명하기 위해 가장 적절해 보이는 콘텐츠 사례를 택했다. 아프리카TV, MCN 시장, 페이스북 라이브 등 1인(개인) 방송 콘텐츠 관련 시장의 지형도, 수익모델 등의 이슈는 이 글에서 다루지 않았으며 (방송 콘텐츠를 중심으로) 콘텐츠의 정의, 유형, 가치를 알아보는데 집중했음을 일러둔다.

[2*] 미디어오늘 차연아 기자의 기사 ‘무한도전 ‘유재석’보다 아프리카TV BJ를 찾는 이유‘는 이 글의 줄거리 전개에  큰 도움이 되었다.

[3*] 여기서 MCN은 일종의 ‘대명사’다. 개인이 방송 미디어가 되는 모든 구조(개인 창작자 및 개인 창작자를 도와주는 모든 유형의 비즈니스)를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했다. MCN의 정의와 시장 현황 분석은 조영신 박사의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May 30, 2016
Dr. Agnès Yun (윤지영)
Founder & CEO, Organic Media Lab
email: yun@organicmedialab.com
facebook: yun.agnesorganicmedialab
Twitter: @agnesyun

Linkedin: agnesyun
Google+: gplus.to/agnesyun

3 thoughts on “연결을 만드는 콘텐츠의 본질, 그리고 4가지 유형 (4 Types of Contents)

  1. 콘텐츠 비즈니스의 목적에 따른 연결의 켄텍스트의 진화 속도와 연결의 컨테이너의 진화는 느리기만 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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