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없는 조직화] 조직의 4가지 유형 (4 Types of Organizations)

[조직없는 조직화] 조직의 4가지 유형 (4 Types of Organizations)

<먼저 읽으면 도움이 되는 글: 블록체인이 꿈꾸는 세상>

블록체인이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우리가 협업하고 조직화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여전히 우리가 수십 년간 익숙해진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블록체인의 탈을 쓴 전통 조직일 뿐이다. 블록체인이 가져오는 조직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직이 이미 겪고 있는 두 가지의 변화를 이해해야 한다. 하나는 가치가 만들어지는 방식이며 다른 하나는 조직의 구조다. 지금부터 이 두 가지 변화의 의미를 살펴보고 이에 따른 조직의 유형을 4가지로 정리하겠다. 마지막으로 이 변화 과정에서 블록체인의 역할에 대해 간단히 정리한다.

두 가지 변화

고객에서 직원으로(From Customers to Employees)

오가닉 비즈니스에서 누차 강조했듯이 가치의 중심이 노드(Node/Thing/Device)에서 링크(Link/Connection/Network)로 이동했다. 이것이 첫 번째 변화다. 하지만 수년간의 경험에 의하면 가치의 중심이 노드에서 링크로 이동하였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해한다 하더라도 머리로만 이해하고 가슴으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콘텐츠 중심적 사고, 플랫폼 중심적 사고, 광고·마케팅 중심의 사고 등이 그러한 증거다.

대부분의 기업은 여전히 자신이 가치를 만드는 주체이고 고객들은 이를 구매하고 이용하는 대상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사고에서는 기업의 목적(기업 가치의 극대화)과 고객의 목적은 항상 대치될 수 밖에 없고 직원과 고객간에는 명백한 경계가 존재한다.

전통적인 조직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가치를 만들어 고객에게 판매하는 구조를 가진 반면 네트워크 조직은 직원과 고객이 함께 가치를 만들고, 공유하고, 경험한다.

연결·네트워크가 가치의 중심이 된다는 것은 한마디로 기업이 고객들을 위해 가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기업을 위해서 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기업의 역할은 고객들이 가치를 잘 만들도록 돕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이 기업과 고객 간 경계의 소멸이다. 더 이상 누가 고객인지 직원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모두가 한마음으로 한 방향을 바라보며 가치를 만들고, 공유하고, 경험한다.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이나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블록체인에서는 고객이 직원이다.

고객이 직원이 됨으로써 직원만이 가치를 만들 때 보다 훨씬 큰 가치를 적은 비용으로 만들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경제적 보상을 통해 고객들이 기업을 위해 일하게 하려 하지만 이는(직원이 기업을 위해 일하게 만드는) 기존의 보상 체계 방식이나 관점으로는 불가능하다. 고객의 문제에서 출발하여 기업의 목적, 역할, 고객 관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고객의 구매의사결정 문제에서 출발하여 기업의 목적, 역할, 고객과의 관계가 설정되어 있다. 그 결과 아마존의 고객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단지 둘러보고, 구매하고 등) 뿐인데 결과적으로는 아마존을 위해 일하고 있는 것이다.

부하에서 동료로(From Employees to Peers)

또 다른 변화는 조직구조의 변화다. 조직구조가 계층 구조에서 네트워크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기존의 조직은 계층 구조에 기반한다. 우리가 경험하고 속한 거의 모든 조직이 여기에 속한다. 아무리 플랫 조직, 수평적 조직을 강조하더라도 기본적인 전제는 피라미드 구조다. 이러한 조직에는 피라미드가 존재한다. 말단 사원부터 시작해서 가장 꼭대기에 사장(조직의 장)이 있다. 사장의 지시대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미덕이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벌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아무리 권한을 부여받았다 하더라도 사장 마음에 안 들면 언제든지 뒤집어질수 있다. 다단계 판매 조직이 아니라도 위로 올라갈수록 얻는 것이 많기 때문에 남을 밟고라도 올라가려고 기를 쓴다. 조직(의 장)으로부터 주어진 목적과 부하 직원의 목적과 방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는 조직이 가야 할 방향이 뚜렷하고 환경의 변화가 적을 때 가장 효율적이지만 기업 환경이 복잡해지고 변화가 극심해 환경에의 적응이 더욱 중요한 때에는 적합하지 못하다[Frederic Laloux and Ken Wilber, Reinventing Organizations, 2014].

전통적인 조직은 상하관계를 기반으로 한 계층 구조를 이루고 있는 반면 네트워크 조직은 동료 관계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구조를 이룬다.

조직이 네트워크화된다는 것은 우선 상하 관계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리더는 존재하지만 명령을 내리고 통제하는 사장은 존재하지 않는다[Ori Brafman and Rod A. Beckstrom, The Starfish and the Spider, 2006]. 모두가 동료(peer)로서 공감하고 공유하는 목적을 가지고 각자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수행한다. 이러한 형태의 조직이 어떻게 제대로 된 것을 만들 수 있을까 의심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리눅스(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나 비트코인(블록체인)은 명령하고 통제하는 사장이 없지만 세상을 바꾸는 가치를 만들고 있다. 혼돈 속에서 질서가 탄생하는 것이다[Eric S. Raymond, The Cathedral & the Bazaar, 1999].

네트워크 조직은 상사의 결재를 받지 않고도 의사결정하고 행동에 옮길 수 있는 구조다. 따라서 환경에의 적응력이 뛰어나며 끊임없는 진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이 공유된 가치를 가지고 한 방향을 보도록 (지속적인 조정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리눅스 프로젝트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가 악(?)이라고 생각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상사가 맡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도울 수 있는 일을 하고 이를 동료들이 인정하면서 역할을 찾아간다.

자포스는 계층구조 조직에서 네트워크 구조로 전환한 대표적인 사례로 이러한 변화가 조직도 상의 변화가 아니라 조직의 기본 전제부터 제도, 문화에 이르는 조직 전반에 걸친 변화임을 잘 보여준다.

조직의 4가지 유형(4 Types of Organizations)

이러한 두 가지 변화를 도식화하면 아래와 같다. 가로 축은 가치를 창출하는 구조의 변화에 따른 고객과의 관계 변화를 나타낸다. 기업이 가치를 만들고 이를 고객에게 설득하는 구조에서 기업과 고객이 같이 가치를 만드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 즉 기업과 고객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세로 축은 조직 구조의 변화에 따른 직원간의 관계 변화를 나타낸다. 상사가 부하에게 명령하는 계층 구조에서 서로를 돕는 동료 네트워크로 변하고 있다.

조직을 가치 창출 구조(닫힌 기업-열린 네트워크)의 축과 조직 구조(계층-네트워크)의 축으로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Closed Hierarchy: Bureaucracy

대부분의 조직은 계층 구조에 기반하며 직원과 고객의 경계가 명확하다. 이러한 유형의 대표적 사례가 관료제(Beaucracy)다. 관료제는 체계적 절차(systematic process)와 계층(organized hierarchy)에 기반한 조직이다. 인터넷이 발전하기 전까지는 관료제는 대규모 협업을 가능케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다. 대규모 협업을 통한 규모의 경제는 이러한 조직의 경쟁력을 높였고 이는 관료제를 더욱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관료제 조직은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기에 부적합하지만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구조이기 때문에 대부분은 이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다양한 방식(Task Force, 수평 조직, 프로세스 조직 등)으로 약점을 보완하려 하지만 관료제의 한계를 벗어나기는 어렵다.

Closed Network: Holacracy

조직 내부의 구조는 네트워크에 기반하지만 직원과 고객의 경계는 여전히 명확한 경우다. 대표적인 사례가 홀라크라시(Holarcracy)다[Brian J. Robertson, Holacracy, 2015]. 홀라크라시는 일반적으로 서클(circle)이라 불리는 자율 관리 팀(Self-managed team)을 기반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역할에 따라 책임과 권한이 분산되어 있는 조직이다. 예를 들어, 모닝스타의 경우 상사가 존재하지 않으며 자신과 협업을 하는 동료들과의 약속(Colleague Letter of Understanding)만이 존재한다. 스스로 자신의 역할에 책임을 지고 협업하는 동료들이 평가한다.

Open Hierarchy: Hybrid Organization

계층 구조와 네트워크가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조직이다. 전통적인 조직 구조에 기반하지만 직원으로서의 고객이 만드는 네트워크가 공존한다. 법적으로는 직원과 고객 간의 경계가 명확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고객이 직원이다. 이러한 조직의 장점은 작은 규모의 조직으로 (고객의 도움으로)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 수 있으며 무한대 규모의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객이 만드는 대부분의 가치를 기업이 독식한다.

오가닉 시리즈(미디어,  비즈니스, 마케팅)에서 다룬 아마존, 페이스북, 우버, 테슬라 등이 대표적 사례다. 2018년 8월 현재 페이스북의 직원은 3만 명에 불과하지만 22억 명이 넘는 사용자가 직원으로서 페이스북의 가치를 만든다. 하지만 사용자가 원하든 원치 않든 제공한 개인 정보, 그들이 기꺼이 만든 콘텐츠 등이 페이스북의 자산으로서 활용(악용) 됨으로써 소수의 페이스북 주주들은 부를 독식하고 사용자들은 개인 정보를 모두 털리는 결과를 낳았다.

Open Network: Organizing without Organizations

더 이상 직원, 고객, 상사, 부하의 관계가 존재하지 않고 모두가 동료인 조직이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언제든지 떠날 수 있기에 ‘조직없는 조직화(Organizing Without Organizations)’다. 조직없는 조직화는 누구도 통제하지 않지만 모두가 통제하고, 각자 일하지만(행동하지만) 서로를 위해 일(행동) 하며, 아무도 믿을 수 없지만 전체는 믿을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자 결과다[윤지영, 블록체인과 오가닉 네트워크, 열린 쿠킹클래스, 2018. 3. 29.].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블록체인 기반의 조직이 대표적인 사례로 이러한 조직을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라고도 한다. 리눅스와 같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도 여기에 해당한다.

블록체인의 역할(Role of Blockchain)

블록체인은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지만 고객들이 믿고 사용하게 할 뿐 아니라, 고객들이 직접 운영에 참여하고, 참여한 고객들에게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며, 고객들이 직접 소유하는 것이 가능하게함으로써 ‘조직없는 조직화’의 적용 영역, 구현 가능성, 규모의 확장성을 활짝 열었다. 기존에도 조직없는 조직화 현상이 존재했지만 대부분 작은 규모이거나 느슨한 연합(예를 들어, Alcoholics Anonymous)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거의 모든 분야에 무한한 규모의 조직화를 실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 가능성을 구체화시키는 것은 우리들의 상상력과 실행력에 달려있을 뿐이다.

<추천 워크숍>

* 많은 공유와 피드백 부탁드리고 글을 인용하실 때에는 반드시 다음과 같이 (링크를 포함한) 출처를 밝혀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인용 예시: 노상규, 조직의 4가지 유형, 오가닉 미디어랩, 2018, https://organicmedialab.com/2018/08/28/4-types-of-organizations/.

August 28, 2018
Sangkyu Rho, PhD
Professor of Information Systems
SNU  Business School

e-mail: srho@snu.ac.kr
facebook: sangkyu.rho
linkedIn: Sangkyu Rho
twitter: @srho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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