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없는 조직화]시리아 내전, 우리를 깨우는 소리 (Awakening voices from Syrian war)

[조직없는 조직화]시리아 내전, 우리를 깨우는 소리 (Awakening voices from Syrian war)

나 자신이 분단국가에서 살고 있지만, 사실은 외면해온 일이다. 무려 7년 동안 귀를 막고 눈을 감았다. 자세히 알고 싶지도 않았고 안다면 마음이 불편할 것이 뻔했다. 죽어가는 시민들 소식에도, 해변에서 세 살 난 어린아이의 시체가 발견된 그 해에도, 강대국들의 정치적 도구로 이용되는 안타까운 상황에도, 그렇게 오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목숨을 잃어도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는 총 47만 명이다).

유엔, 유니세프 등 권위 있는 국제기구들이, 전문적인 구호단체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유럽 국가들이 해결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들도 어쩌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지난주부터다. 아무리 외면을 하고 모른 척을 해도 도대체 잦아지지 않고 오히려 그 처참함이 극에 달하자 소리가 들렸다. 공감 능력을 상실한 내 심장도 더는 버티지 못하는 것 같았다. 지인이 페이스북에 공유한 ‘시리아서 21세기 대학살, 전쟁이 아니라 살육‘ 기사를 보고 그렇게 한 번에 무너졌다. 그동안 꾹꾹 눌려있던 내 양심이 더는 못 참겠다고 소리를 지르는 순간이었다.

새로운 질문,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유니세프는 할 말이 없다며 백지 성명서를 내고, 미국과 러시아 등이 개입할수록 사태는 더 참혹해지고, 구호단체들이 도움을 전하러 현장에 들어가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그 어떤 기관도, 정부도, 단체도 속수무책인 기막힌 상황. 이 무력함을 직시하자 질문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국제기구가, 유럽 국가들이, 구호단체들이 알아서 하겠지’에서, ‘이 처참한 상황이 얼마나 계속될까’, ‘그냥 기다리면 과연 평화가 올까’ 하고 묻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지금 이 내전을 멈추게 할 방법, 고통받는 아이들을 탈출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한 것일까. 세계의 권위 있는 기관도, 정부도, 단체도 못하는데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일을 할 때도, 글을 볼 때도, 수업을 할 때도, 심지어 잠을 자다가도 계속 같은 질문이 반복되었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한 결론에 이르렀다.

이기적인 나, 한 사람이 하는 것

남은 방법은 하나뿐이다. 세상 게으르고, 나약하며, 이기적인 내가 하는 것이다. 조직을 넘어서는 우리가 하는 것이다. 나 ‘한 사람’이 공감하고 다른 한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나 한 사람은 나약하지만, 한 방향을 바라보는 우리가 될 때 우리는 그 어떤 조직보다, 힘보다 강하다. 경직된 조직도와 폐쇄적인 소속감 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한 방향을 바라볼 수 있다면, 그것이 살아있는 조직화의 힘이 아닌가. 이해관계에 얽힌 조직들을 넘어서는 힘이다.

앞으로도 월드비전과 같은 구호단체들이 캠페인도 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단체들의 활동을 후원하는 것과 나 스스로가 책임을 느끼고 주체가 되는 것은 행동도 결과도 다르다.

함께 공부부터 시작해요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떠올랐다. 우선 이 복잡한 상황을 함께 학습하는 것이다. 뭘 알아야 공감을 하든 행동을 하든 결정할 것이 아닌가. 시리아 내전의 본질과 주요 맥락, 이슈를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들과 듣고 싶은 사람들이 일단 모이면 그것이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오는 일요일 오후, 가족들과 함께 최인아책방에서 함께 모일 것을 제안한다.

  • 제목: [조직없는 조직화]시리아 내전, 우리를 깨우는 소리
  • 일시: 2018년 3월 4일(일요일) 오후 5시~7시
  • 장소: 최인아책방 (선릉역 7번 출구)
  • 내용: 시리아 내전 함께 공부하기 (시리아 내전의 본질, 시리아 내전 히스토리와 현황, 시리아는 어떤 나라인가를 중심으로 약 1시간 공부하고 함께 토론)
  • 대상: 시리아 내전을 정확히 알고 싶은 사람 누구나.

*일요일 늦은 오후 시간이니 가족들과 함께 오시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함께 공부도 하고 전쟁속 아이 한 명이라도 살릴 방법을 얘기하는 자리라면 이보다 더 좋은 교육도 없을지 않을까요. (광화문이 생각나네요 ^^)

참여방법:

  • 강사 초대: 시리아 내전의 본질, 역사, 현황을 쉽고 정확히 설명해주실 분을 초대합니다. 손들어주세요. 그런 분을 아시면 추천해주세요. (약 3분이 역할을 나눠 각 15~20분 진행)

–> 3분이 확정되었습니다. 김재명(프레시안 국제분쟁 전문기자, 성공회대 교수), 압둘와합(헬프시리아 사무국장), 김성호(월드비전 팀장)

  • 출석하기: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댓글 또는 아래 양식에 성함, 이메일, 참여인원수(가족이라면)를 적어주세요.

지인(김성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시리아 내전 개요입니다.

살아있는 네트워크의 힘

지지난해 겨울이 그랬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연대할 때 그렇게 조직도 경계도 없이 조직화될 때 그 힘은 조직을 넘어서고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 JTBC에서 최순실 사건을 연일 듣다가 도저히 자존심이 상해서 못 살겠다, 뭐라도 해야 하지 않냐며 우리는 ‘태그 백팩‘을 메었다. 그렇게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시작한 행동이 모여 촛불이 되고 역사를 움직였다.

우리는 다른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줌으로써 우리의 (잊고 있던) 존엄성도 회복할 수 있을까. 적어도 최면을 걸고 모른 척하는 것보다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상황을 직시하고 정확히 앎으로서 할 일을 찾는 데서 시작해보자. 세상 게으르고 나약하고 이기적인 내가 한다면 이미 기적이 아닌가. 어디로 갈지, 어디까지 갈지 모르지만 우리는 한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 그런 우리가 모일 때, 한 방향을 바라볼 때 우리는 강하다. 살아있는 네트워크의 힘이며 조직을 넘어서는 힘이다.

Feb. 27, 2018
Dr. Agnès Yun (윤지영)
Founder & CEO, Organic Media Lab
email: yun@organicmedialab.com
facebook: yun.agnesorganicmedialab
Linkedin: agnes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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