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돈의 작용 반작용 (Action and Reaction of Money)

[Why] 돈의 작용 반작용 (Action and Reaction of Money)

<이전 글: [Why] 어느 강아지의 발견>

우리에게 돈이란 무엇인가? 앞에서 다룬 존재적 빈곤의 실체를 알아보기 위해 피해 갈 수 없는 것이 돈이다. 돈은 살아있다. 나와 인격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심지어 그 관계 속에서 성장한다. 인류의 사회 관계는 돈을 매개로 형성되어 왔으며 그 과정에서 돈은 이 사회관계의 주인이자 질서가 되었다. 그래서 우리의 첫 번째 존재적 질문임과 동시에, 답을 찾아줄 매개체가 돈이다.

돈이 우리 삶을 지배해왔다는 사실은, 각자의 돈에 대한 인식의 문제를 벗어난다. 돈은 우리와 항상 같이 있지만(대출금도 돈이다), 눈으로 보고 셀 수 있지만, 돈의 작용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돈은 나와 사회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작동하고, 이 작동이 다시 우리의 관계를 정의한다.

지금부터 돈의 신뢰작용, 중력작용, 지배작용을 차례대로 살펴볼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돈의 객관성, 등가성, 보편성을 돈의 본질적인 속성으로 정의하고, 돈의 작용이 만드는 반작용을 결론에서 맺을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의 존재로부터 돈을 분리해 내고, 돈의 실체를 밟고 서서, 여러분이 시작하게 될 새로운 질문을 목격하고자 한다.

Continue reading

[Why] 어느 강아지의 발견 (The Discovery of a Puppy)

<이전 글: [Why] 가면무도회>

초등학교 때 일이다. 수업 시간은 언제나 내게 길고 힘든 고난의 시간이었다. 재미도 없었고 집중도 어려웠다. 그래서 나는 자주 자리에서 일어나 맨 뒤로 휴지를 버리러 갔다. 숨소리도 나지 않게 조용하고 엄격한 시간, 오직 선생님의 목소리만 공간을 가득 메우는 시간, 공기도 흐르지 않을 것 같은 정적의 공간에서 나는 벌떡 일어나 당당하게 뒤로 갔다.

모두 앞을 보고 있을 때 뒤로 걸어가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참았던 숨을 갑자기 쉴 수 있었다. 약간의 불안감과 두려움, 그러나 말할 수 없는 해방감을 안고 뒤로 향했다. 하면 안 되는 행동이라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지만 초등학교 3학년, 휴지는 휴지통에 버리라는 가르침을 실천 중이니까 당당하게 걸어갔다. 휴지를 버리고 턴을 돌아 자리로 오는 시간이 얼마나 짧고 아쉬웠던지 지금도 그 느낌을 세포가 기억하고 있다.

Continue reading

[Why] 고슴도치의 죽음 (The Death of a Hedgehog)

[Why] 고슴도치의 죽음 (The Death of a Hedgehog)

<이전 글: [Why] 프롤로그: ‘Why’인가?>

죽음의 문턱에 이르러서야 알았다. 그때가 2017년 4월. 두 번째 책 오가닉 마케팅이 출간되고 겨우 한 달을 넘긴 때였다. 그간의 노력은 나를 배반하지 않고 정점을 찍기 시작했다. 나는 가장 즐겁게, 열정을 다해 할 수 있는 일에 온전히 몰입되어 있었다. 일을 하면 할수록 나는 성장했으며 내가 하는 일을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없었다. 브랜드가 만들어지고 있었고 기업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고슴도치 전략

짐콜린스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책에서 소개한 ‘고슴도치 전략’의 성공이었다. 원리는 단순하다. 첫째, 내가 열정을 가지고 가장 기쁘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는다. 둘째, 그것으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지 자문한다. ‘아니오’가 나오면 ‘예’가 나올 때까지 처음 답을 수정한다. 셋째, 그것으로 돈을 벌 수 있는지 자문한다. 아니라면 다시 처음 답을 수정한다. 세 꼭지가 선순환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다음은 기하급수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Continue reading

[Why] 가면무도회 (Masquerade)

[Why] 가면무도회 (Masquerade)

<이전 글: [Why] 고슴도치의 죽음>

내 별명은 진돗개다. 한번 물면 놓지 않는단다. 워크숍에서 내 역할은 질문자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진정한 답을 본인이 찾아낼 수 있을 때까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잇는다. 누군가는 살을 다 발라내고 생선뼈만 남는 과정이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이 정도면 충분히 나온 것 같다,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며 황급히 마무리를 시도하기도 한다. 무의식적으로 도망갈 문을 찾는다. 진심이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99도에서는 물이 끓지 않는다.

대부분은 문제를 직면하는 대신 질문자인 나를 설득하기 위한 답을 한다. 스스로도 그것이 답이라고 믿고 있다. 그 논리적인 답들이 스스로도 속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문고리를 찾으며 피하고 싶은 고통의 시간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찾아가는 것이 ‘Why’다. 질문이 이어지다 보면 한 단계씩 더 깊이 내려간다. 답을 찾은 것 같지만 그 밑에는 한 겹이 더 있다. 그 한 겹을 더 벗겨내고 한차례 더 답에 가까워진 것 같지만 끝이 아니다. 계속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본래 던져야 할 질문, 발견해야 할 문제에 다다른다. 그렇게 마치 양파 껍질을 벗기듯이 가면을 한 겹씩 스스로 벗으면서 진정한 ‘왜’를 스스로 찾아내게 된다.

보통은 우리 회사의 존재 이유, 나의 일, 해결해야 할 문제 등에서 시작하는데, 바로 이런 과정 때문에 어김없이 가면이라는 단어를 마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심리 치료 시간도 아닌데 얼마나 당황스러운가. 내가 가면을 쓰고 있다니 내내 불편하고 싫을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문장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다음에는 가면이 왜 내 얘기라는 것인지 어리둥절하고, 그다음은 기분이 나빠진다. 스스로 ‘왜’를 명확하게 찾게 되는 순간까지. 

보통 가면은 나의 본래 모습과 의도를 상대방에게 숨기기 위해 필요하다. 나를 보호하기 위해 쓴다. 그런데 우리가 집중하고자 하는 것은 타인을 향해 있는 가면이 아니라, 내가 바라보는 가면이다. 내가 거울처럼 바라보고 나 자신으로 인식하는 가면이다. 그래서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하지만 내가 안다고 믿어온 것, 믿어의심치 않았던 것들을 직면하고 내려놓을 수 있는 힘이 있어야 앞으로 갈 수 있다. 그 첫번째가 나 자신에 대한 인식, 내가 세상을, 관계를, 나 자신을 올바로 볼 수 있도록 막고 있는 내 가면이다. 이 글은 그 가면에 대한 인식을 돕기 위해 쓰게 되었다.

Continue reading

[Why] 프롤로그: 왜 ‘Why’인가? (Prolog)

[Why] 프롤로그: 왜 ‘Why’인가? (Prolog)

초등학교 시절 우리 집은 일주일에 한 번씩 가족회의를 했다. 삼 남매와 부모님이 참석하는 이 회의는 오빠가 진행했다. 매주 가장 중요하게 제기되는 안건이 있었는데 “엄마는 꼭 일을 해야 하는가?”였다. 다른 집은 방과 후 엄마가 간식도 챙겨주고 맞이해 주는데 우리는 왜 할머니와 있어야 하는가, 다른 엄마들처럼 우리를 돌봐주는데 전력을 다하면 안 되냐는 것이었다. 전문용어로 왜 우리 엄마는 전업주부가 아니어야 하는가 정도 될 것이다.

엄마의 답은 늘 같았고 우리는 매번 설득되었다. 정확한 문장은 생각나지 않지만 아주 오랫동안 이 멋진 말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엄마를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마음은 내 인생을 응원하는 마음이 되었다.

Continue reading

[댄스위드스페이스] 워크숍 공간투어 @우이동

우이동은 워크숍으로 두 번을 갔다. 원래는 내 인생에 우이동을 가본 적이 있나 싶은 낯설고 먼 곳이었다. 처음에 우리 멤버가 이번에는 펜드로잉 전시가 열리는 우이동 선운각을 가자 했을 때 ‘금요일 오후 강남에서 1시간 반은 걸릴 텐데’ 여기까지 꼭 가야 하나 투덜댔다. 그러던 내가 그다음 주 내 발로 또 찾아갔다. 2주 차 워크숍을 연거푸 우이동으로 가자고 제안한 사람이 내가 된 사연은 이렇다.

Continue reading

월스트리트저널 사건으로 본 전통 저널리즘의 종말 (The end of old journalism through the lens of a WSJ-Elon Musk incident)

월스트리트저널 사건으로 본 전통 저널리즘의 종말 (The end of old journalism through the lens of a WSJ-Elon Musk incident)

주변에 기자, 미디어 관계자가 많다. 오가닉미디어 책을 내기 전부터 맺어온 인연이다. 한동안 토마토나 블루베리 파이, 꿀벌에 대한 진심으로 침묵해온 주제인데 이번만은 안되겠다는 마음으로 오래간만에 글을 쓴다. 어제 벌어진 월스트리트 저널 사건은 전통 (매체) 저널리즘의 종말을 알리는 상징이자 증거로 기록되기에 충분하다.

연결이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 최소 1명 이상의 팔로어를 가진 우리는 모두가 기자이고 미디어다. 그러니 모든 기사를 실어 나를 때 정확한 정보인지 사전 확인부터 할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 일반인들도 이런 의무가 있는데 전문기자와 언론사는 어떨까? 팩트 체크는 당연하고 독자와 시청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한 정확한 근거 제시, 객관적인 분석과 보도는 당연한 의무다. 그렇지 않으면 존재할 가치가 없다.

Continue reading

[댄스위드스페이스] 워크숍 공간투어 @연희동

동료는 내게 ‘진돗개’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모든 워크숍이 다르지만 프로그램은 같다. 평소 생각해보지 못한 질문에 답을 찾는 여정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대부분은 이 질문을 피하고 싶어서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한두시간 지나서 ‘이 정도면 충분히 나온 것 같아요.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하고 황급히 마무리 발언을 하기도 하고 교묘하게 매개자인 나도, 본인도 속이는 답을 찾아내기도 한다. 대부분의 경우는 본인마저 속이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어떻게 해서든 출구를 찾으려고 한다.

이런 과정은 사실 늘 반복되는 일이어서 당황스럽거나 실망스럽지 않다. 대신 끝까지 하나의 문장으로 답이 나올 때까지 깊이 파고 또 판다. 그러니 ‘한번 물면 놓지 않아요. (빠져나갈 생각을 하시면 본인만 손해에요)’ 라고 동료가 옆에서 거들기도 한다. 그래서 진돗개라는 별명까지 얻었으니 도망은 포기하고 답을 찾는 데에 집중하라는 조언이다.

Continue reading

일에서 삶으로: 언제까지 계속 할건가요?

일에서 삶으로: 언제까지 계속 할건가요?

친구수 4217명 팔로어수 2897명

비오고 바람부는 발코니에서 가디건까지 걸치고 아름다운 음악을 귀에 꽂고 길을 생각하는 이 시간. 원래는 토종꿀 오픈 소식을 페친들에게 알리려고 했는데 오늘은 좀 다른 글을 써야 할 것 같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친구들의 2/3는 오가닉미디어랩에서 연재하던 오가닉 미디어, 비즈니스, 마케팅 시리즈 글과 책을 통해 만났다. 한꼭지씩 주제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약 한달의 시간이 필요했는데, 비가오나 눈이오나 꾸준히 5년간 계속했다. 왜 미디어가 살아있는 생명체이며, 비즈니스가 살아있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과정인지, 우리가 얻은 인사이트를 개념으로 정리했고 조금씩 구독자가 늘어났다.

Continue reading

네트워크는 체득이다: 한 사람의 성장일기

네트워크는 체득이다: 한 사람의 성장일기

회사에서 붓을 들고 몰두해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를 보며 한 멤버가 묻는다.

“성영님, 언제부터 그림 그리셨어요?”

“토종꿀 프로젝트가 처음이에요.”

“아니, 디자이너로 일한 지 20년 넘지 않으셨어요?”

“그동안은 돈을 벌기 위해 그림을 그렸어요. 그때도 즐겁게 작업을 했고 원하는 것을 그렸지만, 지금 온 마음과 진심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어요. 이 토종벌이, 저에게는 첫 그림입니다.”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