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는 체득이다: 한 사람의 성장일기

네트워크는 체득이다: 한 사람의 성장일기

회사에서 붓을 들고 몰두해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를 보며 한 멤버가 묻는다.

“성영님, 언제부터 그림 그리셨어요?”

“토종꿀 프로젝트가 처음이에요.”

“아니, 디자이너로 일한 지 20년 넘지 않으셨어요?”

“그동안은 돈을 벌기 위해 그림을 그렸어요. 그때도 즐겁게 작업을 했고 원하는 것을 그렸지만, 지금 온 마음과 진심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어요. 이 토종벌이, 저에게는 첫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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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 시리즈 on Live] ‘2인 3각 릴레이 산타’와 조직없는 조직화

[오가닉 시리즈 on Live] ‘2인 3각 릴레이 산타’와 조직없는 조직화

2021년 4월 13일 업데이트
아래 캠페인은 12월 25일 주간까지 약 3주간 총 40만명이 테스트에 참여하고 뉴스, 네이버 실시간 검색 1위 등에 오르는 결과를 얻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4인 중에 2인이 프롬에 합류하게 되었다. 프롬은 그들이 얼마나 주체가 되어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반했고, 그들은 프롬과 일하는 과정에서 본 투명성과 의사결정 과정, 라이브에서의 설레이는 경험, 그리고 흔들리지 않을 프롬의 ‘존재이유(why, 왜 이 이일을 하는가)’가 프롬으로 합류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인사이트를 좀 더 정리해서 올리기전에 우선 중간 공유를 위해 사실 중심으로 업데이트 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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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에 글을 쓰고 싶었는데, 스타트업을 하며 라이브 서비스를 하며 글로 무언가를 정리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사치스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루 하루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바쁜 하루가 가고 새벽이면 잠이 쏟아진다. 그렇게 2년이 흘렀고 이제는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지경이 되었다. 그만큼 몸으로, 가슴으로 쓰라리게 배운 이야기를, 그래서 다시 앎으로 정리해야 하는 시간이 오고 있다.

2차원에서 다차원으로

모니터속 인터넷 페이지는 평면적이지만 네트워크는 다차원이다. 가판대, 진열대, 쇼윈도우는 2차원이다. 여기서는 눈에 보이는 상품들, 생김새, 숫자, 가격이 중요한 대부분의 정보가 된다. 반면 네트워크의 차원은 한눈에 보이지 않는다. 친구를 셀 수 있어도 친구의 ‘관계’는 눈으로 보거나 셀 수 없는 것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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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마케팅에서 커머스로 – 친구로부터 온 ‘프롬’ (From Organic Marketing to Commerce: from Friends, ‘FROM’)

오가닉마케팅에서 커머스로 – 친구로부터 온 ‘프롬’ (From Organic Marketing to Commerce: from Friends, ‘FROM’)

고객과 함께 만드는 실전은 도저히 예측 불가다. 관계는 살아있는 것이어서 이토록 모든 과정이 생생하게 세포 하나 하나에 박힌다. 평범하지만 예측불가한 우리의 매일이 사실은 기적인 것처럼 말이다. ‘감독이 벤치에 있어야지 경기장으로 나와서야 되겠냐’고 걱정을 해주지만 뛰쳐나오자마자 바로 깨져보니 감사하게도 잃을 것도 두려울 것도 없다.

처음부터 빗겨간 예측, 우리 팀이 배운 것

작년 10월 작게 베타 서비스를 오픈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책 카테고리를 먼저 공략했다. 오가닉미디어랩을 응원하는 분들과 ’50인의 발굴단’을 먼저 런칭했고 추천하고 싶은 책 50권이 발굴되었다. 책에 대한 실험이 끝나면 다음 카테고리로 옮겨갈 작정이었다. 그러나 이런 야무진 계획은 2-3주만에 수정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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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 마케팅에서 커머스로 – 연재를 시작하며 (From Organic Marketing to Commerce: The Beginning)

오가닉 마케팅에서 커머스로 – 연재를 시작하며 (From Organic Marketing to Commerce: The Beginning)

긴장과 실행, 배움의 연속인 이 귀한 날들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좌충우돌 격한 시간들을 남김없이 나누고자 연재를 시작한다. 우리의 시행착오가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귀족들이 죽음의 계곡 넘어갈 수 있겠어요?”

커넥서스컴퍼니를 맡고 여러번 들은 말이다. 사실 8년전에 피를 철철 흘리며 엑시트(exit) 했을 때, 다시는 스타트업을 시작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혹독한 경험이었다. 비즈니스를 모르고 자만심 가득했던 그때 수업료를 참 많이 내고 시장을 뼈저리게 배웠다. 내가 만드는 서비스가 살아있고 시장이 살아있음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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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 미디어 밸리(Organic Media Valley)’가 시작됩니다.

‘오가닉 미디어 밸리(Organic Media Valley)’가 시작됩니다.

‘오가닉 미디어 밸리(Organic Media Valley)’의 시작을 신고합니다. 어디서부터 말씀을 드려야 할까요?

생각의 틀 전환을 위한 5년: 실험실의 네트워크

오가닉미디어랩을 시작한지 꼬박 5년. 처음에는 모든 생각의 틀을 “네트워크”로 전환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시작했습니다. 지식을 만들고 블로그 포스트로 전하다 책이 되었고, 신념을 같이 하는 분들이 하나둘씩 생기고, 그렇게 정기적으로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행사인 맛보기 수업을 열게 되었습니다. Continue reading

[조직없는 조직화]시리아 내전, 우리를 깨우는 소리 (Awakening voices from Syrian war)

[조직없는 조직화]시리아 내전, 우리를 깨우는 소리 (Awakening voices from Syrian war)

나 자신이 분단국가에서 살고 있지만, 사실은 외면해온 일이다. 무려 7년 동안 귀를 막고 눈을 감았다. 자세히 알고 싶지도 않았고 안다면 마음이 불편할 것이 뻔했다. 죽어가는 시민들 소식에도, 해변에서 세 살 난 어린아이의 시체가 발견된 그 해에도, 강대국들의 정치적 도구로 이용되는 안타까운 상황에도, 그렇게 오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목숨을 잃어도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는 총 47만 명이다).

유엔, 유니세프 등 권위 있는 국제기구들이, 전문적인 구호단체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유럽 국가들이 해결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들도 어쩌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지난주부터다. 아무리 외면을 하고 모른 척을 해도 도대체 잦아지지 않고 오히려 그 처참함이 극에 달하자 소리가 들렸다. 공감 능력을 상실한 내 심장도 더는 버티지 못하는 것 같았다. 지인이 페이스북에 공유한 ‘시리아서 21세기 대학살, 전쟁이 아니라 살육‘ 기사를 보고 그렇게 한 번에 무너졌다. 그동안 꾹꾹 눌려있던 내 양심이 더는 못 참겠다고 소리를 지르는 순간이었다. Continue reading

[조직없는 조직화] 코인(coin)인가, 네트워크인가?

[조직없는 조직화] 코인(coin)인가, 네트워크인가?

2013년 처음 비트코인을 접했을 때는 신기하고 반가웠다. 어떻게 우리가 믿어온 제품·비즈니스의 네트워크화 현상을 이렇게 한 몸에 설명하는 시스템이 있는지 놀라웠고 한번은 정리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마음처럼 쉽지가 않았다. 내용을 파면 팔수록 미궁에 빠졌고 모든 이슈는 서로 네트워크로 얽혀 있었으며 구조는 상상을 초월하게 정교했다.

이런 과정에서 도출한 하나의 사실은,  이것은 이전 통화 시스템과의 완전한 결별이며, 그 자체가 유기적으로 진화하는 네트워크의 사례라는 것이다. 지금부터 비트코인을 3가지 관점으로 살펴보고 문제가 왜 코인이 아니라 네트워크에 있는지 정리한다. Continue reading

일인상점: 우리가 상점이다

일인상점: 우리가 상점이다

얼마 전 종이책 도매상 송인서적의 부도는 큰 충격과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동시에 불러 모았다. 도매상을 통해 책을 공급하는 방법, 오프라인의 공간에 책을 쌓아놓는 유통, 정해진 카테고리별 진열을 통해 책을 파는 방법은 얼마나 더 지속될까? 이미 최인아책방 같은 ‘동네 서점’은 다른 길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파는 것은 책 자체를 넘어선다. 책은 서점과 고객들의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체일뿐이다.

이러한 현상의 근본적 원인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 연결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진행되는 미디어의 진화인 것이다(«오가닉 미디어»를 통해 3년동안 논의해온 내용이기도 하다). ‘일인상점’은 고객을 생산자-매개자-구매자로 정의하고, 이것을 실전에 적용한 것이다. “«오가닉 마케팅»을 오가닉 마케팅”하는 과정을 여러분과 함께 체험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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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 마케팅: 네트워크가 제품이다]를 출간하며

3년 만에 새 책을 낸다. 블로그에 정리했던 글들이 재료가 되었지만 책이라는 형식은 훨씬 더 혹독한 과정을 요구했다. «오가닉 미디어»가 주는 부담감도 있었다. 의도치 않았지만 결국 대부분의 글들은 거의 다시 쓰여졌다. 목차에 보면 익숙한 제목과 이야기 전개가 남아있다. 그러나 하나의 주제 아래 완전히 다른 글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가 «오가닉 마케팅»이다. (종이책 출간일: 2017년 2월 21일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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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오가닉 마케팅인가(Why Organic Marketing)?

왜 오가닉 마케팅인가(Why Organic Marketing)?

<<오가닉 미디어>>를 출간하고 나서 “책 홍보도 좋지만 무슨 미디어에 오가닉이냐, (한심하다)”는 반응을 본 적이 있다. ‘소셜 미디어’라고 하면 될 것을 왜 새로운 용어를 만드냐는 반응도 있었다.

나는 오가닉 미디어에서 ‘오가닉’이라는 수식어가 앞으로 필요 없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믿는다. 전통 미디어와 오가닉 미디어의 대조가 무색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자신을 포함하여 모든 미디어는 유기체이며 생명이 길고 진화하는 미디어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하고 도태되는 미디어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오랜 세월 정립되어온 미디어에 대한 고정관념은 쉽게 깨질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지금으로서는 ‘오가닉’이라는 수식어 말고는 다른 방도가 없다.

이 글은 같은 맥락에서 마케팅 개념을 정리한 것이다. 오가닉 미디어가 소셜 미디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듯, 오가닉 마케팅은 마케팅 기법의 일부가 아니다. 마케팅의 본질적 진화다. 전통적 의미의 미디어, 제품, 소비자, 유통, 영업 등의 개념이 통째로 바뀌고 유기적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진화하는 가운데 마케팅의 진화가 있다. 연결이 지배하는 세상에서의 마케팅을 어떻게 재정의할  것인지 네트워크 관점에서 살펴보고, 이에 따라 마케팅 활동의 목적, 과정,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겠다.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