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는 왜 유기적 협업인가? (Why IoT is Organic Collaboration)

IoT는 왜 유기적 협업인가? (Why IoT is Organic Collaboration)

<이전 포스트: 연결의 6하원칙와 IoT 네트워크>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 내가 네트워크의 노드로 존재하는 시대에 나는 누구인가? 지금, 여기, 모든 개체와 항시적으로 연결된 관계에 놓인, 나는 이제 누구인가? 거대한 사회관계로부터 은둔하는 나(개인)든, 평등한 관계속의 나(민주주의)든, 조각난 커뮤니티(tribes)속의 나(일상의 사회학)든 그 시대를 대표하는 사회적 관계는 역사적으로 우리를 규정해왔다. 그렇다면 세상의 모든 개체가 거대한 네트워크로 살아 움직이는 시대에는 무엇이 나를 규정할 것인가?

성급한 답변은 당연히 무모하다. 그 대신 여러분들과 수수께끼를 하나씩 푸는 마음으로, 이 글에서는, 하나의 사회 관계에 집중하려고 한다. ‘협업(collaboration)’이다. 가정은 이런 것이다. IoT의 초연결 세상에서 협업은 선택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유기적 네트워크안에서 우리는 철저하게 미디어(매개자)로 존재하며 링크를 만드는 모든 종류의 작용((inter)action)은 행함과 동시에 모두 협업이 된다. 너, 나, 환경, 사물, 사업자, 제품, 서비스 등의 관계가 협업이라는 새로운 질서속에 다시 재편되고 있다. 매 찰나 일상의 사소함속에서 말이다.

일상의 기록

오전 8시. 스마트폰 알람이 나를 깨운다. 따뜻한 이불속에서 실눈을 뜨고  페이스북, 뉴스피드, 메일, 카톡에서 밤새 도착한 소식을 확인하면서 겨우 잠을 깬다. 오늘은 우버를 타고 광화문 회의 장소로 갈 작정이다. 김기사를 켜고 일단 도로상황부터 확인한다. 30분이면 충분하단다. 에어플레이(Airplay)로 음악을 켜고 커피도 좀 마시며 여유를 부리다 차를 부른다. 오늘은 별점 4.9점에 빛나는 K7 기사님이다. 논현동에서 출발한 차를 우버앱에서 지켜보다가 집앞에 도착하기 정확히 5분전, 엘리베이터를 누른다.

오후 1시 30분. 회의를 마치고 혼자 빠져나와 카페에 들러 급한 일을 처리한다. 출장 일정을 정하느라 로마, 파리, 런던, 심지어 두바이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과의 메일, 메신저가 두서없이 엉켜 이어진다. 그러는 동안 띵똥. 도우미 아주머니가  1시 46분 현재 집에 도착하셨다는 알림이 온다. 연구실에서는 회의가 이어지고 새로 쏟아지는 어플리케이션들을 리뷰하고 토론한다.

SmartThings

SmartThings의 센서들은 집을 비울 때, 특히 출장 중에 유용하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들의 족적을 서로에게 ‘지나치게’ 알려주기도 한다.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는 여기서 다루면 글을 맺지 못할 것 같아 다른 글로 이슈를 넘기며 독자들의 양해를 구한다.

저녁 7시. 오랫만에 반가운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사실 얼굴을 안봐도 소식은 대충 알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말없이 눈팅과 ‘좋아요’로 수없이 만났으니까. 와인, 음악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사물인터넷, 정보격차, 프라이버시 등으로 번지고 이야기중에 때때로 흥분을 하거나 한숨이 깊기도 했다. 신년모임 인증샷 한장씩 찍으니 헤어질 시간이다.

11시에 집 도착. 도어 락을 쓰다듬으니 문을 열어준다. (사실은 가방속 스마트폰 앱이 있어서 집주인이 온 것을 인지한 것이지만 일단 사용자 경험은 이렇다.) 씻고 안방 침대에 누워 아마존 Fire TV로  넷플릭스에서 어제 보던 미드를 보다보니 쏟아지는 잠. 독자들과 약속한 글은 오늘도 마무리를 못했다.

전통적 협업에서 유기적 협업으로

이 평범한 하루는 내 협업의 기록이다. (이 글에서는 협력(cooperation) 개념을 협업에 포함시켰다. 필요하다면 다른 글에서 이 두 개념을 구분하고 역사적, 개념적 의미를 섬세하게 정리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한두번의 회의, 이메일, 각종 메신저를 통한 커뮤니케이션만이 아니다. 왜 평범한 일상의 매 순간이 모두 협업이 된다는 말인지 그 이유를 하나씩 알아보자.

1. 협업의 정의

일반적으로 “협력(cooperation)은 참여자들이 만나는 것으로 이익을 얻는 교환 관계” [Richard Sennett투게더(Together: The Rituals, Pleasures and Politics of Cooperation), 김병화 역, 현암사, 2012(원서출판: 2012), p.26.] 또는 “한 개인이 다른 어떤 사람이나 사람들에게 이익을 제공하기 위해 비용을 부담하게 될 때” 이루어지는 것으로 정의된다[Natalie & Joseph Henrich(2007), Why Humans Cooperate, Oxford University Press, 2007, cited by Richard Sennett, ibid., p.130].

공유된 이익이든(“working with others to do a task and to achieve shared goals” in [http://en.wikipedia.org/wiki/Collaboration (Accessed on Feb. 10th, 2015)] 각자의 이익이든, 협업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노동과 비용(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사회학자 리처드 세넷은 이 시대의 중요한 과제로 위기에 처한 ‘협력’을 제시하고 어떻게 협력하는 인간이 될 것인가 논의하기도 했다[Richard Sennett, ibid.].

그런데 협업의 경험은 바뀌고 있다. IoT 시대의 연결된 세상에서는 협업의 ‘동기’보다 협업의 ‘과정’이 우선한다. 우리(사용자)는 직접 거래(상호작용)하지 않지만 유기적 네트워크에 묶여 ‘지속적’ 협업을 수행 중이다. 협업이 IoT 시대의 근본적 변화를 이해하는 관점이자 미디어로서 우리를 이해하는 결정적 단서인 이유다.

협업의 주체, 목적, 방식 등에서 전통적 협업은 유기적 협업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언급된 예시들은 각각 2 유형으로 정확히 구분된다기 보다는 변이(mutation)의 정도에 따라 두드러지는 특성을 중심으로 구분했다.

2. 전통적 협업

협업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인간관계의 유형만큼, 조직의 유형만큼, 도구(인터페이스)의 유형만큼 수많은 협업이 존재할 것이다. 사무실에 모여서든, 메일 등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무엇이든간에 일하는 우리는 협업한다. 발레, 연극 등 한번의 무대 퍼포먼스를 위해 작가, 의상, 배우, 연주자 등은 협업한다. 학자들이 학제간 연구를 위해 협업하고 회사 등 조직안에서 역할을 나누고 일정 규칙에 따라 협업한다.

여기서는 특정 기간동안, 일정 공간에서 (물리적이든 아니든), 공유된 이익을 위한 거래가 이뤄진다(도표 참고). 정보를 공유하고 역할을 조율하고 나만큼 다른 협력자들도 비용과 노동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암묵적 기대가 있다. 협업을 위한 모든 활동은 거래관계라 할 것이다. 우리는 인증샷을 올리면서 그 식당이 어디고 맛은 있는지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지인들의 관심(attention)을 받는 대신 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노동도 덧붙인다.

연결된 세상의 대표적 협업으로 꼽히는 위키피디아도 마찬가지다. 내 시간을 희생하여 선의의 도움을 주거나 개인의 목적(명성 등)을 위해 협업을 하고 그 결과 방대하고 정교한 공짜 사전을 나눠 가진다. 각자의 공간에서 노동을 하지만 서로 동일한 규칙과 인터페이스를 따라 조직화되며 공유된 가치(사전)를 생산하고 재미, 정체성, 보람 등의 보상을 받는다. 그 결과 사전이라는 공유된 공간이 구성된다.

3. 협업의 진화

그런데 협업은 진화하고 있다. 전통적 협업의 속성을 여전히 띄면서도 별도의 희생과 노동없이도 협업의 결과를 만드는 경우가 생겨난다. 2009년 구글이 인수한 ‘리캡차(reCaptcha)’가 그렇다. 우리는 회원가입 단계의 인증을 위해 키보드를 치지만 이 때 입력한 단어는 고서의 디지털화에 이용된다. 즉 내 사용 행위(usage)가 협업의 결과가 된다.

Captcha

캡차: 회원가입 등의 컨텍스트에서 컴퓨터는 알아보기 어려운 문자열을 보여주고 인증 대상이 실제 사람인지 컴퓨터인지 식별해내는 프로그램

구글의 검색도 유사하다. 우리는 쿼리를 입력하고 검색 결과를 읽을 뿐이다. 그러나 무슨 쿼리를 순차적으로 입력하고 어떤 검색 결과를 선택했는지, 그 링크를 따라간 다음 다시 구글로 돌아왔는지 등 우리의이동 경로는 구글의 페이지랭크 네트워크를 최적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여러분의 모든 의식적, 무의식적 행위가 모두 협업의 과정이다[윤지영, ‘미디어는 네트워크다’, in 오가닉 미디어, 2014].

다만 이 경우는 입력한 사람간의 관계도, 어디서 어떻게 입력했는지도 (아직까지는) 중요하지 않다. 여기까지만해도 우리는 협업에 참여했지만 관계가 생기거나 네트워크의 노드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반면, IoT 세상에서는 모든 행위는 연결을 낳고 이 연결은 반드시 협업으로 전환될 씨앗을 낳게 된다. 여기(완전한 연결 상태)서는 모든 것이 동시적(synchronous)이다. 어떤 작용(action)은 반드시 상호작용(interaction)을 낳는다. 미디어로서 우리는, 하나로 연결된 유기적 네트워크의 노드로 온전히 전환된다.

모든 데이터의 기록이 협업으로 전환

이제 우리의 모든 행위는 연결을 낳고, 이 (상호)작용은 전기에 감전되는 것 같이 시간의 흐름을 초월한다. 맥루한이 전기 미디어가 ‘흐르는’것이 아니라고 지적한 맥락과도 같다[Marshall McLuhan, 미디어의 이해(Understanding Media), 김성기, 이한우 역, 민음사, 2011(원서출판: 1964), p. 481.]. 그러므로 이렇게 순서가 뒤바뀐 환경 즉 관계가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가 관계를 만드는 환경은 기존의 사회관계에 일종의 변이(mutation)를 가져오게 된다. 유기적 협업의 증후군을 띄고 있는 몇가지 사례를 짚어보자.

1. 실시간 통신원: 교통, 운송, 네비게이션 서비스

우버는 연결 비즈니스의 대표 사례다(공유경제의 논의와는 관계가 없으므로 오해없기 바란다). 운전자-승객의 거래관계는 돈을 주고 받으며 발생하지 않는다. 서로 평판(별점)으로 묶인 협업 관계가 실물 관계를 대신한다 (당연히 요금을 지불하지만 미터기도 없고 지갑을 꺼낼 일도 없으니 인터페이스(지불과정)를 인식하지 못한다).

모든 차량의 위치는 실시간으로 중계된다. 어제 아침 정확한 시간에 엘리베이터를 누를 수 있었던 것은 GPS 센서를 통해 차량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내 어플리케이션에 중계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실시간 데이터는 고객-승객간의 연결(우버로 연결된 커뮤니티내의 협업)뿐만 아니라 더 넓은 범주로 확장될 수 있다.

나는 직접 운전을 할 때도 김기사를 이용하지만 택시나 우버를 탈 때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되면 모든 운전자-탑승객이 통신원이 되어 실시간 교통 중계를 항시적으로 제공하는 협업관계로 묶이게 된다. 김기사의 경우 움직이는 차량은 실시간으로 교통을 중계하고, 저장한 벌집은 모두가 공유하는 주소록이 된다. 주변 맛집을 찾는 협업이 되고 이것은 한번의 목적을 달성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는 한 계속된다. 서비스 이용이 협업 자체라는 뜻이다.

지금의 과도기에는 우버와 김기사를 억지로 꿰매어 연결한 것이지만, 도시의 모든 차량이 동일한 방식으로 서로의 위치, 교통을 중계한다면 어떨까? 우리가 돌아다니면서 실시간으로 생산하는 데이터 자체가 되는 것이다. 최근 MIT에서 싱가폴을 배경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는 우리의 상상을 도와준다. 싱가폴의 택시 운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한 결과, 차량 20만대가 운행될 경우 예약부터 탑승까지 3분이내, 교통혼잡 시간에는 도시에 30만대의 차량이 있으면 15분 이내에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차량 유지비, 보험비, 운전자의 노동 등을 감안해서 (자가용과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겠지만 결국은 개인적 행동이 협업의 과정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될 것이다[K Spieser, K Treleaven, et al., Toward a Systematic Approach to the Design and Evaluation of Automated Mobility-on-Demand Systems:  A, Case Study in Singapore, MIT, 2014].

K Spieser, K Treleaven, et al., Toward a Systematic Approach to the Design and Evaluation of Automated Mobility-on-Demand Systems: A, Case Study in Singapore, MIT, 2014 (Figure: Average wait times over the course of a day, for systems of different size)

K Spieser, K Treleaven, et al., Toward a Systematic Approach to the Design and Evaluation of Automated Mobility-on-Demand Systems: A, Case Study in Singapore, MIT, 2014 (Figure: Average wait times over the course of a day, for systems of different size)

2. 유기적 협업이 만드는 보안: 비트코인

유기적 협업이 없으면 존재 자체가 불가능한 시스템도 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의 블록체인 메커니즘이 그렇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는 암묵적 약속이나 도의적 책임을 기반으로 거래가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블록체인 메커니즘은 신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서로의 돈을 안전하게 거래하고 지켜주는 거대한 보안 네트워크를 만든다. 공동의 목적이 존재하는 대신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는 매개자와 매개의 결과만이 존재한다. 누군가를 믿고 말고 할 필요도 없다. 거래가 일어나면 일어날수록 네트워크가 진화하게 된다. 여기서의 협업은 대단한 결심이나 목적지향적 수단이 아니다. 채굴, 거래 등 모든 참여 행위가 곧 협업이 된다는 점이 핵심이다(자세한 원리는 비트코인 카테고리의 글들에서 이미 다루었다).

공짜 영화를 보기 위해 이용하는 토렌트 네트워크에서도 비트코인과 유사한 협업이 일어난다. 그러나 토렌트에서는 내가 이 영화를 올리면 다른 사람도 자신의 파일을 공개하겠지 하는 기대심리가 작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공동체에서 어떤 이익을 취하면서 ‘도의적으로’ 서로 자기 몫을 할 것이라는 암묵적인 기대감이 작용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죄책감이나 미안함 또는 뻔뻔함이 필요할 것이다.

3. 모든 개체의 협업화: 센서들의 네트워크

앞으로는 길을 걷고 운동을 하고 음악을 듣고 대화하고 화분에 물을 주는 일상의 하찮은 모든 행위들이 협업이 될 것이다. 아직은 시작단계에 있지만 센서들의 노동에 기반한 협업은 영향범위를 크게 확대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입고 소지하게 될 각종 센서들 (이미 최소 1개씩은 가지고 다닌다), 집과 공공장소, 거리에 탑재되기 시작한 각종 센서들의 역할에 기반한다. 협업을 하는 노드의 범위가 인간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연결된 개체들로 확대되는 것이다.

현관 문에 달린 도어락, 소중한 물건에 붙인 스마트 태그 등은 이미 IoT가 왜 네트워크 비즈니스이며 유기적 협업이 그 동력이 될 것인지 보여주고 있다. 방문을 허락한 가족, 회사 구성원들과 소셜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잃어버린 물건은 근처의 사용자들에게 발견되고 내게 위치가 알려진다. “~를 분실했어요, 찾아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받거나 내 시간을 쪼개어 정의로운 마음으로 주변을 살펴보는 것이 아니다. 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 태그의 센서를 인지하고 찾아준다. 내 어플리케이션의 노동이 협업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협업의 영문표기 ‘collaboration’에서 노동을 뜻하는 ‘labor’ 개념은 여전히 유효하다).

센서들의 협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데이터화(Datafication)가 필요하다. 수많은 기록에서 의미있는 정보(Informatization)를 만들고 사용자의 상황에 맞게 가치추출 및 전달(Contextualization)하는 과정이 있어야 협업 네트워크가 가능하다.

전통적 협업과는 달리 유기적 협업은 참여자의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 효과가 커진다. 네트워크 효과에 따른다. 여기서는 규모가 협업을 만드므로 반드시 다수가 함께 동작해야 한다. 나아가 각각의 사물과 센서들이 연결되면 될수록, 물건, 도어락, 블루투스 등 사업의 경계에 관계없이 노드가 이어질수록 유기적 협업의 영향력은 폭발할 것이다. 여기서는 우리의 모든 행위가 협업으로 전환되며 컨텍스트에 따라 미디어로서 우리의 역할이 개인, 구성원으로서의 나를 압도하게 된다.

많은 숙제도 있다. 유기적 협업의 기반이 되는 모든 데이터에 대한 권한은 누구에게 있는지, 물리적 국경이 무색한 유기적 네트워크에서 휘발되지 않고 쌓여만 가는 데이터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의 문제 등이 산재하다. 특정 공간과 조직에서 이뤄진 협업과 암묵적 합의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기 때문이다. (별도의 글에서 다루어야 할 거대한 주제이므로 여기서는 생략하는 양해를 구한다.)

유기적 협업과 나의 역할

지금까지 협업의 변이에 대해 알아보았다. 미디어로서 우리의 모든 행위는 이제 양방향이다. 모든 행동(action)은 반드시 상호작용(interaction)을 가져온다. 이것은 연결이 지배하는 세상의 법칙이기도 하다. 1:1의 단절된 관계는 없고 모든 것이 새로운 컨텍스트를 만드는 연결관계에 있다. 우리의 모든 행위는 목적에 관계없이 반드시 이차적인 결과(추천, 홍보, 연결, 승인 등)를 낳고 사소하고 반복적인 소비행위가 거대한 네트워크를 만든다.

나아가 일상의 모든 데이터가 원자로 연결되는 세상은 모두가 하나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세상을 의미한다. 이제 뗄래야 뗄 수 없는 상호의존적 관계로 모든 개인이, 개체가 묶이게 되었다. 이 시대의 개인(휴먼)에게는 사회관계에 대한 질문으로, 사업자들에게는 고객의 역할과 업의 작동방식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질 것이다. 중앙통제에 의존했던 시대가 가고 상호의존적인 매개자의 주도하에 네트워크 전체가 분산된듯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개념적으로 오고 있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이미 와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협업의 결과보다는 오히려 끊김이 없는(seamless) 협업의 ‘과정’이다. 이 지속적 상호작용의 ‘과정’이 사실상 협업인 것이다. 여기에는 끝이란 좀처럼 존재하지 않는다. 유기적 네트워크의 속성이다(네트워크의 4가지 속성). 완성되지 않고 완성을 목표로 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작용은 ‘역동적’이다(une interaction toujours inachevée et donc dynamique)” [Michel Maffésoli, L’ordre des choses: penser la postmodernité, CNRS, 2014.]. 이것이 아직까지 검증 중인 (위에 열거한) 많은 연결 서비스들이 (대표 사업자는 바뀔 수 있으나) 진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나는 어떤 미디어가 될 것인가

소음 가득한 카페에서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혼자서 몰입을 한다. 각자의 개인적 공간과 모든 환경이 조우한다. 모든 것은 동시적으로 진행된다. 일상이 멈춤 없이, 끊김이 없이 진행되는 이 순간, 나는 공간과 시간과 조화한다. 초연결 시대의 협업은 나와 환경, 다른 개체와 나의 역할이 구분되지 않는 형태, 삶 자체가 협업이 되는 시대를 예고한다. 아니, 삶 자체가 협업이었던 시대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것일까. 대신 이번에는 커뮤니케이션할 대상이 셀 수도 없는 세상의 만물로 늘어났지만 말이다.

언젠가 유기적 협업 관계는 ‘과반수’ 또는 ‘대중’으로 표출되는 사회적 계약과 존재 방식을, 공급-소비로 세워진 시장의 원리를 대체할지도 모르겠다. 이 과정에서 우리를 규정하는 집합관계는 끝없이 변이할 것이다. 우리의 무의식적 연결이 만드는 유기적 협업의 세상은 거대한 파도처럼 오고 있다. 일상의 사소함속에서. 그러니 우리는 지금 기로에 있다. 우리 각자는 어떤 미디어가 될 것인가?  여러분과 함께 알아가야 할 질문이다.

<관련 포스트>

* 글을 인용하실 때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February 11, 2015
Dr. Agnès Yun (윤지영)
Founder & CEO, Organic Media Lab
email: yun@organicmedialab.com
facebook: yun.agnes, organicmedialab
Twitter: @agnesyun
Google+: gplus.to/agnes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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