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닉 미디어에서는 끝이 곧 시작이다 (The End is the Beginning)

<이전 포스트: 퍼블리케이션이 매개이다>

이전 포스트에서 모든 퍼블리케이션은 서로가 서로를 연결하는 매개(mediation) 행위이며 관계 네트워크를 만드는 행위임을 언급하였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이런 현상이 사업자의 역할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미디어의 개념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오가닉 미디어에서는 메시지 송신자와 수신자가 따로 없다. 마케터와 고객의 구별도 없다. 모든 관계가 양방향이며 모든 참여자가 오가닉 미디어의 노드이다. 가치사슬은 단계적이지 않고 동시다발적이다. 여기서는 사용자의 매개행위가 핵심이며, 미디어 개념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원인이다.

매개 행위는 사업자의 공간을 확장시킨다

사용자들의 일상의 퍼블리케이션 행위(모든 종류의 사용자 활동)는 사람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연결’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콘텐츠와 사람, 사람과 사람간의 네트워크가 유기적으로 변모하게 되고 다양한 노드들이 생성, 진화, 소멸한다. 그 과정 중에 인터넷 서비스는 진화하기도 하고, 특정 이슈 (콘텐츠)가 확장되어 완전히 다른 현상으로 전이되기도 한다. 각각의 현상들은 독자적인 네트워크안에 폐쇄되어 있지 않고 서로 연계되어 확산된다. 미디어가 사람들의 존재방식을 바꾸고, 이 새로운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이 미디어를 다시 바꾸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하겠다.

사용자의 매개행위로 이어진 네트워크를 공간적으로 다시 표현하면 아래와 같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사용자의 활동은 서비스 영역에 관계없이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뉴스 등을 옮겨 다닐 수 있다. 사업자 관점에서는 자신의 서비스 공간만 보이겠지만 사용자의 관점에서 보면 다르다. 콘텐츠들로 매개된 사용자들이 연결되어 있고 사용자의 활동 영역만큼 공간은 확장된다. 사용자가 자유롭게 서비스를 여행하면서 활동하는(흔적을 남기는) 거리만큼 사업자의 공간도 확장된다.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사업자의 영향 공간은 네트워크의 개방성을 존중하는만큼 확대된다.

사용자의 활동을 통해 콘텐츠들이 서로 매개되고 사용자들이 서로 연결된다. 사용자 관점에서 보면 사용자가 활동한 거리만큼 공간은 확장되어 있다. 사용자가 다수의 네트워크를 여행하면서 만든 연결관계는 곧 네트워크의 확장이며 사업자에게는 공간의 확장이 된다.

사용자의 활동을 통해 콘텐츠들이 서로 매개되고 사용자들이 서로 연결된다. 사용자 관점에서 보면 사용자가 활동한 거리만큼 공간은 확장되어 있다. 사용자가 다수의 네트워크를 여행하면서 만든 연결관계는 곧 네트워크의 확장이며 사업자에게는 공간의 확장이 된다.

위의 그림은 이전 포스트 (퍼블리케이션과 매개)에서 설명한 ‘퍼블리케이션을 통한 매개 과정‘의 결과를 다른 각도에서 표현한 것이다. 최초로 생성된 콘텐츠(메시지 C1)를 공유하거나 댓글을 다는 행위 등으로 C1과 연관된 새로운 콘텐츠들이 생겨나게 된다(C2, C3, …, Cn). C2, C3 등의 콘텐츠 생성자들은 단순히 자신의 지인들과 의사소통하기 위해 글도 올리고 링크도 내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행위는 서로 다른 네트워크와 소셜 그룹들을 간접적으로 연결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곧 콘텐츠 (노드)에 매개된 소셜 네트워크의 확장이며 궁극에 콘텐츠와 사람의 연결이 ‘공간의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말한다.

오가닉 미디어에서는 끝이 곧 시작이다

위와 같은 개념에서 출발한다면 매개 과정 즉 패러디, 좋아요, 링크, 댓글 등을 통해 멀리 퍼지고 생명력이 있어서 오랫동안 살아있는 컨텐츠가 오가닉 미디어에 적합한 콘텐츠가 된다(사람들의 ‘공유’에 대한 사회심리학적 욕구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트를 통해 자세히 설명하였고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과정 즉 출산전까지의 과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혹은 콘텐츠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어떻게 오랫동안 유지할 것인가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오가닉 미디어에서는 콘텐츠가 출산됨과 동시에, 생명력이 시작되며 그 콘텐츠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성장해야지만 유지되게 된다. 즉 오가닉한 콘텐츠인 것이다.

이것이 유기적으로 진화하는 네트워크에 기반한 새로운 미디어 현상이며, 일명 ‘오가닉 미디어’ 현상이다. 이 새로운 현상은 기술적 송수신 방법(방송, 인터넷, 영화 등)이나 콘텐츠 발행 방식 또는 포맷(종이책, 정기간행물, TV 프로그램 등) 등 물리적 개념에 기반한 전통 미디어의 잣대로는 설명될 수 없다. 구성원들이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오기닉(유기적) 미디어에서는 사용자간의 관계, 콘텐츠의 연결구조 등에 따라 미디어가 구분된다. 중요한 점은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참여에 기반하였기 때문에 콘텐츠의 생산자도, 서비스 제공자도 그 누구도 독립적으로 콘텐츠의 성장 과정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신, 사업자는 네트워크가 성장, 변이, 진화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에 충실하면 된다. 사용자가 쉽고 편리하게 콘텐츠, 사용자를 매개하고 진화시키도록 환경(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사업자가 집중해야 할 역할이다. 콘텐츠의 생명은 사용자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예전의 미디어 잣대로 보면 책은 세상에 발표되는 순간, 끝(ending)이었다. 그러나 그 기준이 바뀐다. 오가닉미디어에서는 책을 발표하는 순간, 기사를 보도하는 순간, 콘텐츠의 라이프 사이클이 시작된다. 원본 콘텐츠의 생산자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제3자들의 네트워크 즉 그들의 매개 활동을 통해 성장한다. ‘Readership’ 중심의 미디어는 ‘mediat-able’(engaging)로 중심축이 이동되었다.

따라서 오가닉 미디어에서는 끝이 곧 시작이다. 세상에 콘텐츠가 공개된 이후부터, 퍼블리케이션이 이뤄진 시점부터 비로소 시작을 맞이한다. 그래서 오가닉 미디어에서는 성장하지 않는 모든 것은 도태된다. 우리는 수없이 많은 인터넷 서비스들이 한 때 돌풍을 일으켰다가 소멸되는 것을 보았고 수많은 이슈들이 쉽게 일어났다가 쉽게 부서지는 것을 목격해왔다. 오가닉 미디어 환경에서는 지속적인 성장과 진화만이 살아남는 방법이다.

지금까지 사용자의 매개활동이 사업자의 역할과 미디어의 법칙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간단히 살펴보았다. 매개행위는 여러 관점을 통해 다양하게 다뤄질 주제이다. 상세한 내용은 아래에 열거한 관련 포스트에서 살펴보도록 하고 여기서는 세 가지만을 기억한다.

  • 첫째, 오가닉 미디어는 성장한다.
  • 둘째, 성장은 사용자의 매개행위가 만든다.
  • 세째, 매개행위는 미디어 질서를 재구성한다(끝이 곧 시작이다).

미디어의 가치 또한 결과보다 과정을 통해서 측정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도달률이나 시청률 등이 지금까지 미디어의 가치를 대변해왔다. 앞으로 오가닉 미디어 그리고 콘텐츠는, 공유된 네트워크 안에서 어떤 가치를 생성하는가에 따라, 얼마나 오랫동안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매개역할을 하면서 그 콘텐츠를 발전시키는가에 따라 가치를 판단받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포스트를 통해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관련 포스트>

* 많은 공유와 피드백 부탁드리며 글을 인용하실 때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January 28th, 2013
Dr. Agnès Jiyoung YUN
Organic Media Lab Founder & CEO

email: yun@organicmedialab.com
facebook: yun.agnes
Twitter: @agnesyun

9 thoughts on “오가닉 미디어에서는 끝이 곧 시작이다 (The End is the Beginning)

  1. Pingback: 퍼블리케이션이 매개이다 (Publication IS Mediation) | Organic Media Lab

  2. Pingback: 공간도 네트워크다 (Space IS Network) | Organic Media Lab

  3. Pingback: 사적영역과 공적 영역의 ‘소셜게임’ (Social play between private and public space) | Organic Media Lab

  4. 요즘에는 ‘끝이 곧 시작이다’ 라는 말이 무척이나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다시 컨텐츠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서 매개가 되고 다시 매개가 되도록 만들기 위해서 강제로 노드(node)를 만드는 일을 하는 저에게는 지향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직 오가닉미디어랩의 컨텐츠를 모두 읽어보지 못했지만, 현재 일을 위해서 억지로 하는 현실과 지향점이 부딪히는 꽉 막힌 상황에 새로운 빛을 보게 될 것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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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Pingback: 네트워크의 4가지 속성 (4 Characteristics of Network) | Organic Media Lab

  6. Pingback: 매개의 4가지 유형: 창조, 재창조, 복제, 그리고 소비 (4 Types of Mediation) | Organic Media Lab

  7. Pingback: 연결이 지배하는 세상과 콘텐츠의 본질 (Rediscovering Content in the Connected World) - VentureSquare

  8. 중랑 사람과공감에 이 글이 너무나 좋아 올렸습니다..사전에 이야기해야 하는데…삭제하라고 하면 삭제하겠습니다. 정중한 사과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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