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규 교수 인터뷰] 초격차 부가가치 실현하는 솔루션, 오가닉 비즈니스

[노상규 교수 인터뷰] 초격차 부가가치 실현하는 솔루션, 오가닉 비즈니스

이 글은 <월간 품질경영>에 실린 인터뷰 기사입니다. 보통은 2-3시간 심도있게 인터뷰를 해도 나중에 글로 정리된 결과물에는 항상 아쉬움이 남는데요, 책을 완독하신 분을 만나서일까요? 이 인터뷰 기사는 지금까지 오가닉 비즈니스를 이렇게 쉽게, 현업에 있는 분들의 관점에서 정리한 글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명료하고 좋았습니다. 오가닉 비즈니스를 쉽게 이해하고 싶고, 쉽게 주변에 알려주고 싶은 분들께 권합니다. 덧붙일 것도 없이 인터뷰 기사 전문을 저희 공간에 소개합니다.

초격차 부가가치 실현하는 솔루션, 오가닉 비즈니스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노상규 교수 인터뷰
글 이호성 기자 / 사진 김성호 기자

오가닉 비즈니스는 고객이 직원으로 일하고, 제품 경쟁력 향상과 수익 창출이 저절로 이뤄지는 구조를 구축한다. 또한 경쟁 기업과의 격차를 압도적으로 벌리며 업계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을 만큼의 초격차 경쟁력을 갖추게 한다. 테슬라와 구글, 아마존이 이를 실현한 대표적인 예다. 노상규 서울대학교 교수는 모든 비즈니스가 오가닉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며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노상규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저서 ‘오가닉 비즈니스’의 부제를 ‘고객이 직원이다’라고 지었다. 또한 오가닉 비즈니스가 ‘스스로 제품의 경쟁력을 향상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한다’고 한다. 돈을 주고 제품을 구입한 고객이 인건비도 받지 않고 직원처럼 일을 해주고, 가만히 있어도 알아서 제품이 더 좋아지고 고객 만족도와 수익이 향상되는 사업이라니 솔깃하면서도 과연 그게 어떻게 가능할까 싶다. 그는 오가닉 비즈니스를 실현한 CEO들의 성공 비결을 통해 그것이 가능하다고 알려준다.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 래리 페이지·세르게이 브린과 구글, 제프 베조스와 아마존이 대표적인 예다.

노상규 교수의 연구실이 자리한 서울대학교 SK경영관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빛바랜 나무문을 열고 그의 연구실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애플이 만든 커다란 맥 상자 두 개와, 3D프린터였다.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는 비즈니스를 강조하는 그답게 연구실을 둘러싼 하드웨어는 노후하여도 그 속에서 그는 첨단의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를 몸소 누리며 살고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경영자와 경영학도들에게 “모든 비즈니스는 오가닉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며 그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Q: 오가닉 비즈니스를 소개한다면.

오가닉 비즈니스는 ‘고객이 직원인 비즈니스’입니다. 보통 우리는 ‘기업이 어떤 제품을 만들면 고객이 산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반면 오가닉 비즈니스는 단순히 고객이 입소문을 내주는 것을 넘어서, 고객과 함께 가치를 만들고 나누며, 결과적으로는 고객이 만드는 가치가 CEO가 만든 가치보다 훨씬 더 커지는 비즈니스입니다. 그래서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효과적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테슬라입니다. 테슬라는 단순히 전기차를 만드는 게 아니라, ‘전기차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회사입니다. 테슬라 차를 모는 수많은 운전자들이 주행하며 데이터를 수집해주고, 소프트웨어도 테스트해주면, 수집된 데이터를 테슬라가 인공지능을 통해 수집하고 분석해서 문제점을 도출한 뒤, 자동차 안전과 자율주행 기능을 개선해서 다시 각 차량에 업데이트해줍니다. 그렇게 차가 계속 좋아지는 거예요. 테슬라 차량 소유주 입장에서는 평소에 하던 운전을 했을 뿐인데 테슬라를 위해 한 것이 되고, 그 결과가 차량 성능 업그레이드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가 되는 거죠. 고객의 참여로 제품의 가치가 더욱더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또한 ‘초격차’를 가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예를 들어 오가닉 비즈니스를 잘 실현한 아마존 때문에 월마트 같은 오프라인 매장들이 어려워진 것처럼, 오가닉 비즈니스 구조를 가진 기업이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기 때문에 경쟁 기업들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Q: 테슬라가 이러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비결은.

자동차 제조업이란 보통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것으로 인식하는데, 일론 머스크는 자동차를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개발했습니다. 그 결과 오가닉 비즈니스를 실현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가 없습니다. 테슬라 차가 소프트웨어 기반이 아니라면 데이터를 이런 식으로 수집할 수도 없고, 수집했다 해도 차량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디지털화와는 다릅니다.

https://youtube.com/watch?v=YhbrCppGoXY

물론 하드웨어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사람이 사는 곳이 물리적인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고객이 만족하게 하는 가치가 소프트웨어에서 보다 더 창출된다고 봅니다.

Q: 앞으로 ‘연결이 지배하는 세상’이 될 거라 전망하셨습니다.

지금도 세상 모든 게 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친구의 네트워크고, 아마존은 셀러와 바이어의 네트워크입니다. 그동안에는 그 연결이 가치가 있음에도 그것을 모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연결의 흔적이 다 남고, 인공지능을 통해 그것을 모으고 분석하는 것을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티끌 모아 태산처럼, 하나하나는 작은 가치지만 엄청나게 많은 것을 모을 수 있으니 굉장히 큰 가치가 됩니다. 그렇다 보니 연결의 가치가 정말 중요해지고, 그 가치를 활용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똑같은 차라도 제조와 판매에만 그치면 거기서 머물지만, 수많은 고객들이 회사를 위해서 실시간으로 일해주는 기업은 계속 차가 좋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연결이 지배한다’고 전망합니다. 단순히 CS팀이나 연구개발팀에서 의견을 취합해 개선점을 도출하는 것을 넘어서, 모든 고객의 데이터들을 한데 모으고 분석하고 개선하는 자동화된 프로세스를 만들어서 제품을 계속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Learning Network’라고 합니다. 테슬라에서 오토파일럿을 개발하는 팀 작전명이 ‘Operation Vacation’입니다. 러닝 네트워크를 만들어 놓으면 담당자들이 휴가를 가 있어도 프로세스는 계속 구동한다는 거죠. 그렇기에 연결을 취합하고 조율하고 반영하는 시스템이 중요해지고, 회사가 일하는 방법도 달라집니다.

Q: 오가닉 비즈니스에 필요한 리더십은.

‘가드너’ 역할을 하는 리더십입니다. 직원은 물론 고객들도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직원은 회사 상사를 위해서 일하고, 중요한 결정은 오너가 내리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기에 한 사람이 모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각 업무의 담당자가 결정을 해야 하는데, 이를 전적으로 맡기지 못하는 이유는 직원이 조직이 아닌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할 소지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직원이 자신을 위해서 일하고 결정을 내리는데 그게 결국은 회사를 위해서 하게 되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회사의 존재 이유,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Why’를 정의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북극성 같은 것을 하나 정해야 합니다. 그러면 모든 사람이 의사결정할 때 그에 맞게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테슬라의 Why는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한다’입니다. 그러면 모든 직원이 의사결정을 할 때 그 Why의 실현을 돕는지의 여부에 따라 하게 됩니다. 리더가 스트롱맨처럼 지표를 제시하고 자신을 따라오라고 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북극성을 보고 동경하고 좋아하고 그걸 따라가듯이 어떤 비전을 놓고 직원들이 스스로 공감해서 일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약 전체가 하나의 미션에 공감하기가 어렵다면 일을 쪼개서 각자에 맞는 Why를 부여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Q: 대표적인 ‘Why’ 사례가 있다면.

‘Why’를 잘 실현한 예로 아마존이 있습니다. 아마존의 ‘Why’는 ‘고객의 구매 의사결정을 돕는다’입니다. 이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비즈니스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적인 온라인 쇼핑몰에 가면 가장 먼저 하는 게 온갖 물건을 추천하는 팝업을 닫는 것입니다. 그것을 다 닫고서야 원하는 물건을 검색하게 됩니다. 상품 페이지에 가더라도 업체에서 팔고 싶어 하는 물건들이 여럿 올라옵니다. 반면 아마존은 고객이 구매 의사 결정을 잘하도록 하는데 모든 걸 집중했습니다. 고객은 좋은 물건을 저렴하고 편리하게 사는 게 목적이고, 이를 잘하도록 도와줍니다. 판매자도 고객의 Why가 잘 실현되게 하면 물건이 더 많이 팔리게끔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고객은 아마존을 이용할수록 더 만족하고, 계속해서 다시 찾게 됩니다.

또한 ‘디오’라는 임플란트 회사가 있습니다. 저희가 컨설팅한 업체인데요, 그곳의 Why는 ‘임플란트를 만들어서 판다’가 아니라, ‘성공적인 시술을 돕는다’입니다. 자신들이 만든 임플란트로 치과 의사가 환자에게 시술을 했을 때 그것이 잘되게 하는 게 존재 이유입니다. 그러려면 제품도 잘 만들어야 하지만, 어떻게 하면 의사들이 자신들의 제품을 가지고 더 시술을 잘하게 도울지, 어떻게 하면 환자들이 더 좋은 시술을 저렴한 가격에 받을 수 있게 할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됩니다. 이처럼 Why의 관점에서 업무 전반을 재정렬할 수 있습니다.

Q: 고객이 직원으로 일하게 하는 비결은.

고객은 특별한 노동을 하는 게 아닙니다. 자신을 위한 일을 할 따름이지요.

제 차가 테슬라인데, 부산에 일이 있어서 차를 몰고 내려갔습니다. 고속도로에서 딱 두 번만 제가 운전하고, 그 외에는 오토파일럿이 다 했습니다. 물론 오토파일럿이 잘 작동하는지 확인은 계속해서 했습니다. 보통은 KTX를 탔는데, 테슬라를 몬 다음부터는 그 편리함 때문에 계속 차를 타고 갑니다. 일상적인 일을 제가 편한 방식으로 했을 따름인데, 결국은 테슬라를 위해 일한 결과가 된 것입니다. 제 주행 데이터가 테슬라에 전달되어 문제점을 파악해 품질을 업그레이드하는데 활용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운전자는 제품의 품질이 더욱 좋아지니 만족도도 지속적으로 커지는 선순환입니다. 가드너가 되는 리더십이 고객에게도 해당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직원과 고객이 따로 있었는데, 사실은 이 구조를 보면 모두가 직원이고 전체를 위해서 함께 일합니다. 스스로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시스템입니다. 리더는 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역할입니다.

고객이 직원이 되어 제품의 가치를 회사와 함께 만드는 오가닉 비즈니스에서는 선순환이 핵심이다. 고객과 회사의 니즈가 한방향이 되도록 함으로서 선순환을 만들고, 이를 통해 무한규모의 네트워크를 만들게 된다.

Q: 제조업, 중공업에는 어떻게 반영될까요.

오가닉 비즈니스의 핵심은 ‘디지털 전환’과 ‘소프트웨어 중심’입니다. 많은 기업이 디지털 전환은 적극적으로 하지만, 공정의 디지털화에만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잘 활용해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변화를 일으킨다면 크나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기계를 만들어서 판매하고 나면, 그다음에 그 기계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지금은 얼마든지 인터넷 기반으로 사용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고, 이를 제품 개선에 활용하여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서 기계가 더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하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그래서 제조업이나 중공업도 공정을 디지털화를 넘어서 소프트웨어 중심이 되게끔 개발하고, 소프트웨어가 러닝 네트워크 속에서 스스로 발전하는 시스템을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필요한 게 ‘투명성’입니다. 회사 내에서는 물론이고, 협력사나 고객사들 간에도 모든 데이터를 투명하게 수집하고 공유하면서 하나처럼 움직일 수 있는 시장이 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상호간의 신뢰관계도 굳건할 필요가 있습니다.

Q: ESG경영에서 오가닉 비즈니스의 역할은.

오가닉 비즈니스는 ESG경영을 별도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ESG입니다. 회사가 정한 Why가 윤리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은 Why는 직원과 고객이 공감하지 못할 것입니다. 테슬라만큼 지구 환경 보존과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에 임팩트를 끼친 회사가 없습니다. 그런데 테슬라는 ESG에 기여하는 일을 별도로 한 게 아니고, 비즈니스 자체가 그렇습니다. 디오의 임플란트도 자사의 제품을 통해 성공적인 시술을 돕는다면 사람들의 건강에 기여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ESG의 실현입니다. 윤리적 가치를 담고 ESG를 실현하는 Why를 정할 때 고객과 직원은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이 곧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것이 됩니다.

<월간 품질경영> 2022년 8월호
취재 이호성 기자 hslee@ksam.co.kr
사진 김성호 기자 9908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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