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프롤로그: 왜 ‘왜(Why)’인가?

[WHY] 프롤로그: 왜 ‘왜(Why)’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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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우리 집은 일주일에 한 번씩 가족회의를 했다. 삼 남매와 부모님이 참석하는 이 회의는 오빠가 진행했다. 매주 가장 중요하게 제기되는 안건이 있었는데 “엄마는 꼭 일을 해야 하는가?”였다. 다른 집은 방과 후 엄마가 간식도 챙겨주고 맞이해 주는데 우리는 왜 할머니와 있어야 하는가, 다른 엄마들처럼 우리를 돌봐주는데 전력을 다하면 안 되냐는 것이었다. 전문용어로 왜 우리 엄마는 전업주부가 아니어야 하는가 정도 될 것이다.

엄마의 답은 늘 같았고 우리는 매번 설득되었다. 정확한 문장은 생각나지 않지만 아주 오랫동안 이 멋진 말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엄마를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마음은 내 인생을 응원하는 마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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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 에너지] 풍요에 답이 있다

[오가닉 에너지] 풍요에 답이 있다

<이전 글: [오가닉 에너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자세: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 7월 제인구달 박사의 강연을 듣기 위해 이화여대 대강당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티케팅이 1분 컷이었을 정도로 망가진 지구와 환경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그녀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희망이란 막연한 생각이나 바람이 아니라 ‘실천’이며 매일 작게라도 행동하고 주변을 전염시키는 삶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90세를 맞이한 그녀는 온 삶을 통해 이 메시지를 전해왔다. 남은 삶도 파괴된 자연의 복원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말에 감동과 희망이 일렁였다.

보통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헌신과 희생이며 사랑의 실천일 것이다. 우리는 그녀의 사랑을 배우고 싶고 실천하고 싶다. 다만 오늘은 이 감동의 메시지와 별개로, 함께 하는 작은 행동이 주변만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인 결과를 현실적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이해하고 틀 밖에서 답을 찾아와야 한다. 제인구달 박사의 사랑의 메시지는 가슴에 품되 실천은 더 냉정하게 하자. 각자의 삶에서 뭔가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위로가 아니라, 진정으로 기후변화를 종식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 글을 계속 읽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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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돈의 작용 반작용 (Action and Reaction of Money)

[Why] 돈의 작용 반작용 (Action and Reaction of M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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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돈이란 무엇인가? 앞에서 다룬 존재적 빈곤의 실체를 알아보기 위해 피해 갈 수 없는 것이 돈이다. 돈은 살아있다. 나와 인격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심지어 그 관계 속에서 성장한다. 인류의 사회 관계는 돈을 매개로 형성되어 왔으며 그 과정에서 돈은 이 사회관계의 주인이자 질서가 되었다. 그래서 우리의 첫 번째 존재적 질문임과 동시에, 답을 찾아줄 매개체가 돈이다.

돈이 우리 삶을 지배해왔다는 사실은, 각자의 돈에 대한 인식의 문제를 벗어난다. 돈은 우리와 항상 같이 있지만(대출금도 돈이다), 눈으로 보고 셀 수 있지만, 돈의 작용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돈은 나와 사회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작동하고, 이 작동이 다시 우리의 관계를 정의한다.

지금부터 돈의 신뢰작용, 중력작용, 지배작용을 차례대로 살펴볼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돈의 객관성, 등가성, 보편성을 돈의 본질적인 속성으로 정의하고, 돈의 작용이 만드는 반작용을 결론에서 맺을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의 존재로부터 돈을 분리해 내고, 돈의 실체를 밟고 서서, 여러분이 시작하게 될 새로운 질문을 목격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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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고슴도치의 죽음 (The Death of a Hedgehog)

[Why] 고슴도치의 죽음 (The Death of a Hedgeh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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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문턱에 이르러서야 알았다. 그때가 2017년 4월. 두 번째 책 오가닉 마케팅이 출간되고 겨우 한 달을 넘긴 때였다. 그간의 노력은 나를 배반하지 않고 정점을 찍기 시작했다. 나는 가장 즐겁게, 열정을 다해 할 수 있는 일에 온전히 몰입되어 있었다. 일을 하면 할수록 나는 성장했으며 내가 하는 일을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없었다. 브랜드가 만들어지고 있었고 기업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고슴도치 전략

짐콜린스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책에서 소개한 ‘고슴도치 전략’의 성공이었다. 원리는 단순하다. 첫째, 내가 열정을 가지고 가장 기쁘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는다. 둘째, 그것으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지 자문한다. ‘아니오’가 나오면 ‘예’가 나올 때까지 처음 답을 수정한다. 셋째, 그것으로 돈을 벌 수 있는지 자문한다. 아니라면 다시 처음 답을 수정한다. 세 꼭지가 선순환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다음은 기하급수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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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 사건으로 본 전통 저널리즘의 종말 (The end of old journalism through the lens of a WSJ-Elon Musk incident)

월스트리트저널 사건으로 본 전통 저널리즘의 종말 (The end of old journalism through the lens of a WSJ-Elon Musk incident)

주변에 기자, 미디어 관계자가 많다. 오가닉미디어 책을 내기 전부터 맺어온 인연이다. 한동안 토마토나 블루베리 파이, 꿀벌에 대한 진심으로 침묵해온 주제인데 이번만은 안되겠다는 마음으로 오래간만에 글을 쓴다. 어제 벌어진 월스트리트 저널 사건은 전통 (매체) 저널리즘의 종말을 알리는 상징이자 증거로 기록되기에 충분하다.

연결이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 최소 1명 이상의 팔로어를 가진 우리는 모두가 기자이고 미디어다. 그러니 모든 기사를 실어 나를 때 정확한 정보인지 사전 확인부터 할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 일반인들도 이런 의무가 있는데 전문기자와 언론사는 어떨까? 팩트 체크는 당연하고 독자와 시청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한 정확한 근거 제시, 객관적인 분석과 보도는 당연한 의무다. 그렇지 않으면 존재할 가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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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1일(목)Tasting Class] 컨텍스트를 디자인하다 (How to design context?)

12월의 주제는 컨텍스트입니다. 지난 달 [네트워크를 그리다] 수업에서는 MVN(Minimum Viable Network)를 중심으로 네트워크의 구조와 작동원리를 알아봤습니다. 연결된 세상에서 모든 비즈니스 모델을 네트워크로 해석하고 어떻게 실전에 적용할 것인지, 제품-조직-고객의 관계를 어떻게 네트워크로 만들 것인지 방법론과 현장 사례를 논의했습니다.

그런데 이 네트워크를 만드는 주체는 누구인가요? 네트워크를 설계만 해놓으면 저절로 네트워크가 생기고 자라날까요? 컨텍스트는 바로 이 네트워크를 유기체로 만드는 모든 것입니다. 연결된 세상에서는 멋진 플랫폼을 설계한다고 저절로 네트워크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사소하고 지루한 연결 하나하나가 쌓여 네트워크를 만듭니다. 이 사소한 연결을 만드는 것이 바로 컨텍스트입니다.

오가닉 마케팅이 고객의 경험에서 출발한다면, 컨텍스트는 경험을 만드는 주인공이다. 컨텍스트가 끊어지면 경험도 끊어진다. 경험이 끊어지면 제품은, 서비스는, 콘텐츠는 죽는다. 어떻게 끊김이 없는 컨텍스트를 만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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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6일(목)Tasting Class] 네트워크를 그리다 (How to Create Minimum Viable Network)

11월의 주제는 네트워크입니다. 저희는 세상의 모든 가치를 네트워크 관점에서 보고 있습니다. 저희의 책 오가닉 미디어, 비즈니스, 마케팅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키워드가 바로 네트워크입니다. 이번 수업에서는 네트워크의 실체를 해부합니다. “제품이 네트워크다”를 머리로 이해했지만 실전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분들을 위한 시간입니다. 현상의 다음 단계 즉 ‘해석’과 ‘적용’에 대해 논의하고자 합니다.

네트워크를 이루는 가장 단위는 노드와 링크다. 연결 관계(link)를 만드는 미디엄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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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1일(목)Tasting Class] 오가닉 미디어, 비즈니스, 마케팅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9월의 주제는 ‘오가닉 미디어·비즈니스·마케팅’입니다. 오가닉 미디어랩에서는 2014년 «오가닉 미디어» 출간을 시작으로, 2016년 «오가닉 비즈니스», 올해  «오가닉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3권의 오가닉 시리즈를 출간하였습니다. 그동안 독자, 가족 여러분들의 피드백과 응원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번 맛보기 수업은 조금 특별한 자리로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지난 4개월은 저희 삶을 변화시킨 예외적인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저희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돌아보고, 어디에 와 있으며, 어디로 가야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맛보기 수업은 그 내용을 공유하는 자리입니다.

오가닉 미디어·비즈니스·마케팅의 삼각관계, 만드는 사람들, 비전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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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속으로 사라진 광고 (Advertising, fused into network)

네트워크 속으로 사라진 광고 (Advertising, fused into network)

[2016년 10월 16일 업데이트]

광고의 생태계는 복잡하다. 그래서 광고가 죽었다고 마음으로 받아들여도 의사결정은 다르게 한다. 광고주, 미디어, 대행사, 제작사의 관계가 복잡한 것도 있지만 미련도 있다. 광고가 반드시 판매 목적은 아니라며 노출(view)을 지표로 설정하기도 한다. 효과 측정은 안되어도 영향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버리기 어렵다. 이미 예산이 있는데 가시적으로 실적을 보여줄만한 다른 방법도 별로 없지 않은가.

이 글에서는 광고의 소멸 과정을 단계별로 살펴본 뒤, 왜 이제 광고와 이별해야 하는지 네트워크 관점에서 논의할 것이다. 그 전에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미디어 관점에서 간단히 정리하고 넘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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